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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비메모리 PCB 정조준' 심텍, 분위기 반전 나선다

③고수익 사업구조 전환, 최시돈 CEO 주축 삼전 영업 강화

김소라 기자  2024-02-13 15:19:20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이 사업 구조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로의 타깃팅을 대표 전략으로 꺼내들었다. 설립 이후 30년 넘게 메모리 분야에 집중해온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수급 사이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영업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이같은 체질 변화를 결정했다.

근래 수익성 악화가 주 배경으로 꼽힌다. 심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년도 대비 매출 자체가 줄었고 수익성이 낮은 메모리 위주 구조다 보니 손실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코자 중장기적으로 비메모리에 힘을 싣겠다는 그림이다. 임원진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 강화 전략도 견지하고 있다.

심텍 관계자는 "반도체 PCB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인 비메모리 영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장에서도 미세화된 회로 패턴 및 높은 적층 반도체 관련 제품군이 빠르게 늘어나며 전체 수요를 견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심텍은 올해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공정 가동률 향상을 통한 매출 확보를 꾀하고 있다. 해당 공정을 소화하는 곳은 충청북도 청주 본사 내 위치한 제 9공장이다. 심텍은 2022년 말 이 공장을 새롭게 구축했다. 당시 자기자본의 30% 규모인 1070억원을 투입, 신규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증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차세대 PCB 생산을 목표로 선제 투자를 결정했다.


효과는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분기 기준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감지됐다. 심텍은 지난해 11월 개최한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당해 연결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측했다. 약 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심텍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비메모리 제품 신규 수요처 확보 및 가동률 향상에 힘입어 분기 수익성 개선 성과를 거뒀다.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변화 기조는 실제 생산 실적 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메모리 PCB 제품인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생산력이 전통 모듈 PCB를 추월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듈 및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생산실적은 각각 29만㎡, 39만㎡를 기록했다. 이같은 역전 기조는 2016년 심텍 지주사 체계 전환을 전후로 본격화됐다.

심텍은 IR을 통해 "시스템 IC 등 비메모리 매출 확대를 위한 영업 활동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상대적으로 비주력 제품군은 전략적 매출 비중 축소를 진행하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별도 신사업은 현재 추진하고 있지 않다. 심텍은 PCB 제조업 중심 단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 PCB 관련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는 진행 중이다. 종속회사를 통해 PCB 제품 검사 및 물류 사업에 진출했다. 세부적으로 PCB 검사 업체인 '에이아이테크'는 2021년 직접 출자해 설립했다. 이듬해엔 물류 서비스 업체 '베스틱스'를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경영 운전대는 현재 전문 경영인이 잡고 있다. 2인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구성됐다. 최시돈 CEO가 핵심 인물로 꼽힌다. 최 CEO는 삼성전자 TP(Test&Package) 센터장 출신으로 2015년 영업 법인 심텍 신규 출범 후 계속해서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매출의 가장 많은 몫을 삼성전자로부터 확보하고 있는 만큼 최 CEO의 영업, 네트워킹 역량에 기대는 그림이다. 2022년엔 경영·전략 베이스를 가진 김영구 CEO를 신규 선임하며 사업 기획 측면을 한뼘 더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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