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미래에셋 발행 파트너 한양증권 '급부상'

미래에셋증권 빅 이슈어 대열 합류…순위권 밖이던 한양증권, 최상위권 자리매김

양정우 기자  2024-02-16 09:58:35
미래에셋그룹이 2023년에도 조 단위 규모의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역대 최대 발행액엔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그룹으로서 여신전문금융채권(FB)이 아닌 SB 발행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굳건한 파트너십을 드러내고 있는 증권사는 한양증권이다. 2022년 공동 1위를 차지한 후 드디어 단독 선두로 부상했다. 전체 발행 물량에서 차지하는 인수 비중이 30% 대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 1위로 발돋움했다.

◇미래에셋증권, 매년 1조 안팎 발행…미래에셋운용, '공모채 노크'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2023년 총 1조2100억원 규모의 SB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량을 크게 늘린 전년 수준(1조7500억원)엔 미지치 못하지만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단일 그룹으로서 무게감을 갖춘 규모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SB 발행량이 1조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증권이 연초부터 3400억원(2월)을 발행한 후 5월 2500억원, 6월 2200억원, 9월 2100억원, 12월 300억원 등 다섯 차례나 시장을 찾았다. 회사채를 찍어 조달한 자금은 주로 채무 상환 용도로 쓰였다. 무보증 선순위사채 뿐 아니라 기업어음 등의 차환에도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미래에셋증권은 회사채 시장에서 빅 이슈어로 거론되지 않았다. 워낙 캐시플로우가 풍부한 터라 시장성 조달까지 노크해야 할 니즈가 크지 않았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옛 미래에셋대우는 공모채로 2500억원만을 발행했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 IB로 부상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달 창구를 적극적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2022년부터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회사채로 마련하고 있다.

그룹 내 또 다른 축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꾸준히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2014년 공모채 시장 데뷔 후 거의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압도적 1위 운용사인 만큼 GP커밋(운용사 출자금) 등 직접적 자금 소요가 작지 않다. 신용도도 'AA0, 안정적'으로 책정된 우량 발행사다.

2023년 들어 16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5년물과 7년물 등 중장기 중심으로 만기 구조를 짰다. 당초 모집액은 1000억원으로 설정했으나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총 2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한양증권, 선두권 자리매김…SK증권, 오랜 신뢰관계 유지

미래에셋그룹과 굳건한 파트너십을 드러내고 있는 증권사는 한양증권이다. 전체 발행 물량 1조2100억원 가운데 4100억원의 인수 실적을 쌓았다. 인수 비중이 33.88%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 선두인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일반 회사채 4100억원 어치를 모두 인수한 게 주효했다. 한양증권의 전체 인수실적을 감안할 때 커버리지 비즈니스에서 미래에셋그룹이 차지하는 존재감이 크다.

한양증권은 2018년 처음으로 미래에셋그룹의 인수 업무를 맡아 200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이후 제대로 관계를 맺지 못하다 4년 만인 2022년 다시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당시 단번에 2900억원의 인수 실적을 쌓으면서 교보증권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러더니 2023년엔 아예 독보적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한양증권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던 교보증권은 2023년 550억원의 실적을 쌓아 6위에 머물렀다. 미래에셋증권의 회사채 발행에 두차례 참여했으나 인수 물량이 비교적 적었다. 2월 발행 당시 250억원, 6월엔 300억원을 각각 인수했다. 공동 선두 지위에서 한 해만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한양증권의 뒤를 이은 건 SK증권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회사채 인수단으로 참여해 2250억원의 실적을 냈다. SK증권은 오랜 기간 미래에셋그룹과 적극적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2022년엔 4위(1300억원)로 주춤했으나 2021년의 경우 역시 2위(115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었다.

3위는 접전 끝에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1350억원의 인수실적을 달성했다. 4위인 KB증권(1250억원)과 약 100억원 차이로 3위를 지켰다. 두 하우스는 모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딜에 참여했으나 인수 물량에서 차이를 보였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HD현대그룹, GS그룹,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미래에셋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3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3년 1월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