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택 신한금융지주 전 그룹경영관리부문장(CMO,
사진)이 에이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을 거쳐 신한캐피탈 대표이사(CEO), 신한금융 CMO를 역임한 그가 위기에 빠진 에이캐피탈의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에이캐피탈은 이달 초 허영택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신임 에이캐피탈 CEO로 선임했다. 신임 허 사장은 새해부터 서울 세종대로 에이캐피탈 본사로 출근해 경영현안을 파악하고 새 경영전략을 수립 중이다.
허 사장은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재무통이다. 그는 신한금융 CMO로 재직하며 그룹 전체 효율성과 경영 안정성, 재무 건전성을 높인 인물이다. 최근 지배구조 불안과 금융시장 리스크 등 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이캐피탈을 구원할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에이캐피탈은 2007년 12월 3일 설립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한 할부금융업, 시설대여업, 기타금융서비스 등의 소비자금융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3개의 지점과 1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소 캐피탈사다.
에이캐피탈은 최근 10년 몇 번의 지배구조 변화를 겪으며 경영상황이 불안정한 모습이다. 과거 SC금융지주의 자회사였지만 JT저축은행 그룹에 매각됐다. 2015년 사명을 SC캐피탈에서 JT캐피탈로 변경했다. 다시 손바뀜이 일어나 2021년 에이캐피탈로 변경했다. 현재 에이캐피탈 주주는 키스톤뱅커스1호유한회사(79.59%)와 아시아경제(20.41%)다.
에이캐피탈은 지난해 실적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 등이 겹치며 위기를 겪고 있다. 2022년 2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순항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125억원을 기록 중이다. 연간 순손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구조도 불안정하다. 2022년 말 5049억원까지 불어났던 자산총액은 지난해 9월말 3779억원으로 축소됐다. 수익 기반인 대출채권과 할부금융자산, 리스자산 등이 감소한 결과다. 이에 따라 다시 영업기반이 위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허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해낼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진다. 허 사장은 신한은행 출신으로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신한캐피탈 사장, 신한금융지주 CMO 등을 거친 금융업 전문가다.
허 사장은 신한금융에 몸담은 36년간 성공신화를 써왔다. 그가 주도한 프로젝트 가운데 실패한 사례는 한건도 없다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신한베트남은행이다. 법인장으로 현지에서 옛 ANZ 인수를 추진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딜을 마무리지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한국 금융권의 해외사업 대표 성공사례다.
신한캐피탈 사장으로 취임한 뒤엔 캐피탈 업계 지각변동의 주인공이 됐다. 취임 첫해 신한캐피탈의 사업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신한캐피탈은 글로벌 IB에 특화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연간 1000억원도 못 벌던 회사는 2년 뒤 순이익 3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요 계열사로 재탄생했다.
허 사장은 2021년 신한지주에 신설된 경영관리부문장으로 발탁됐다. 허 사장이 계열사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매달 실적 지표들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경영 효율성과 영업성과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과거보다 경영전략이 세밀해지고 영업계획도 명확해지면서 순이익이 증대됐다. 허 사장은 CMO 취임 첫해 신한금융을 1등 금융지주사로 올려세웠다.
허 사장은 늘 “숫자로 말하고 이과적 사고를 하라”며 경영진들을 다독였다. 허 사장은 각 자회사 경영목표 수립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목표를 제시하고 매월 달성률을 직접 챙겼다. 관계와 서열 등을 중시하는 ‘문과적 사고’를 철저히 배제한 것으로 유명하다.
허 사장은 1961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여신심사부 심사역으로 일하다 뉴욕지점 차장, 인도 뉴델리지점장을 거쳐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으로 근무했다.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보로 재직하다 신한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카드 부사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신한생명 부사장을 겸임했다.
2019년 3월 신한캐피탈 사장에 발탁됐다. 임기 시작부터 IB부문을 강화하며 신한캐피탈의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2021년 1월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금융그룹 내 글로벌사업 및 IB 금융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