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4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하나캐피탈이 '리테일영업그룹'을 신설하고 2인자 김기동 전무를 리더로 낙점했다.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했던 김 전무가 새로 꾸려진 리테일영업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이목이 쏠린다.
하나캐피탈의 리테일 강화 움직임은 그룹 전체의 경영 전략 방침과 맞닿아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현장 및 고객 중심의 영업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해 덩치를 키웠다. 비금융 1위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이 그룹의 전략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리테일영업그룹' 신설…그룹 경영 전략과 시너지 모색
하나캐피탈은 최근 리테일영업그룹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오토사업본부 △플랫폼사업본부 △개인금융사업본부 등 3개 본부를 묶어 리테일영업그룹이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오토사업본부에서는 수입 및 국산차 오토리스, 오토 할부 및 오토론, 렌터카 구매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플랫폼사업본부는 내부재 할부와 의료기 리스, 렌탈 팩토링을 담당한다. 개인금융사업본부에선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스톡론, 내구재 할부 등 개인대출 업무가 이뤄진다. 앞으로 세 본부는 리테일영업그룹에 속해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별 본부로 사업을 영위해오다가 전체 리테일을 그룹으로 묶어 하나의 그룹을 만들게 됐다"며 "올해 하나금융그룹의 경영 전략 방향이 '리테일을 잘하자'로 정해졌기 때문에 그룹 전략에 발맞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룹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해 고객 관리 역량을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디지털그룹은 비대면 채널 및 디지털 서비스를 타 그룹과 별도로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리테일그룹으로 통합돼 대면 및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 운영을 통합해 관리하도록 바뀌었다. 이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고객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사측은 기대한다.
◇CFO 출신 '2인자' 김기동 전무, 리테일영업 이끈다
하나캐피탈은 리테일영업그룹을 이끌 수장으로 김기동 전무를 선택했다. 김 전무는 이달 초 리테일영업그룹장으로 선임돼 해당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무는 하나캐피탈 내에서 2인자로 통한다. 그는 직전까지 CFO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재직했고, 후임자로 정윤호 이사가 낙점됐다.
김 전무는 재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영업본부를 이끈 경험이 있어 리테일영업그룹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1970년생인 김 전무는 현재 리테일영업그룹에 속하는 플랫폼금융사업본부장과 오토DT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경영기획본부장엔 두 번이나 선임됐다. 재무와 영업, 두 분야를 모두 거친 인물로 재무안정성을 기반으로 수익성까지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대신할 새로운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측면에서 할부와 리스는 물론이고 기업과 가계를 대상으로 한 일반대출 취급도 늘려왔다. 다만 2021년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PF 시장 확대에도 뛰어들었으나 최근 건설업황 악화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전무가 약화된 수익성을 끌어올릴 키맨으로 부상할지 관심이다. 하나캐피탈은 작년 9월 말 기준 19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이익이 253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24.5% 하락한 수치다. ROA와 ROE는 각각 1.47%, 11.92%로 나타났다. 순이익 하락에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 자리는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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