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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

인수금융 불가피…'고금리' 이자비용은 얼마나

인수금융 최대 3.3조 전망, 8% 가정시 연이자 2640억…팬오션 때보다 높아

원충희 기자  2023-12-20 08:00:57
하림그룹은 HMM 인수 희망가로 알려진 6조4000억원 가운데 3조3000억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전망이다. 하림은 8년 전 팬오션을 사들일 때도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당시 금융권 차입금리 부담은 4~5%대였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당시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는 데 있다. 대략 8% 이자율을 가정할 경우 하림 측이 감내해야 할 연간 이자비용은 약 2640억원으로 추정된다.

◇8년 전 팬오션 M&A도 인수금융 활용, 금리는 4~5%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지분 57.9%(3억9879주)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장했다. 지분 인수 희망가액은 약 6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의 인수 주체인 팬오션은 대금 마련을 위해 영구채 발행 및 유상증자, 자산매각과 유동화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9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팬오션의 현금성자산이 4604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인수희망가액 중에서 약 3조3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은 8년 전인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당시 하림 측은 39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브릿지론(1580억원)과 선순위대출(800억원)을 포함해 5680억원으로 늘었다. 차입처는 은행권을 비롯해 보험사(메리츠화재,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와 캐피탈, 저축은행에 신협까지 1~2금융권을 넘나들 정도로 다양했다.

2015년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인수금융에 적용된 금리는 4~5%대였다. 그 해 현금흐름에서 유출된 이자비용은 230억원 정도다. 2015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대였고 미국은 제로금리가 유지되던 시기다.

그러다 2015년 12월부터 미국이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0.25~0.5%로 한번 올랐던 미국 금리가 2016년 12월에 0.5~0.75%, 2017년 3월에 0.7~1%로 올랐다.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를 1.25%로 떨어뜨리던 시기였다. 하림은 2017년 하림지주의 코스닥 상장(IPO)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 4219억원 가운데 팬오션 인수 당시 썼던 인수금융 잔액 3300억원을 일시 상환했다.

◇한미 기준금리 대폭 상승, 유증 가능성으로 목표주가 하향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 미국은 5.5%까지 올렸다. 기업들이 적용받는 금융권 차입금리는 거의 7~8% 수준까지 왔다. 증권가에서는 하림 측의 인수금융에 적용될 금리 수준을 대략 8%로 가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약 2640억원으로 계산된다.

인수구조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에쿼티와 인수금융을 담아 HMM은 M&A하는 형태로 전망된다. 즉 이자비용 부담의 주체는 SPC다. 하림지주나 팬오션 모두 자체적으로 인수금융을 끌어오기는 차입부담과 금리부담이 너무 크다.

JKL파트너스 측에선 약 7000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금융과 JKL파트너스의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은 약 2조4000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인수주체인 팬오션이 영구채 발행 5000억원(제3자배정), 자체 보유현금과 유상증자, 자산매각 및 유동화등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하림지주의 올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약 610억원, 팬오션은 4600억원 정도다.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은 5조9000억원이 있다. 유형자산은 대부분 선박 등으로 유동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규모 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은 54.7%, 증자시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팬오션에 대한 목표주가를 속속 하향 제시하는 움직임이다.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는 주가하락 요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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