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인사에서 신한은행의 조직개편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원조직을 줄이고 영업조직을 키운다는 대 원칙 하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현재 다각도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주목받는 조직체계는 2020년이다.
2020년은 정상혁 행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모두에게 의미 있는 해였다. 진 회장에겐 은행장으로서 경영의 전권을 행사한 첫해로, 정 행장에게는 비서실장에서 경영기획그룹장(CFO)으로 올라선 해였다.
2020년 인사부터 진 회장은 은행 부행장 등 임원인사를 직접 주도했다. 은행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부서장들을 교체하고 두번째 인사에서 비로소 참모진을 새로 구축할 수 있었다. 이때 진 회장은 은행장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 행장을 전략기획재무 등 파트를 담당하는 경영기획그룹장으로 발탁해 경영의 중대사를 의논하는 파트너로 올려세웠다.
결과적으로 2020년 새로운 조직을 진 회장과 당시 경영기획그룹장이던 정 행장이 함께 구축했다. 두 CEO의 경영비전과 전략 등이 가장 잘 녹아든 조직체계라는 평가다. 이 체계는 작년까지 비교적 큰 변화 없이 대체로 유지됐다. 매년 경영환경 변화와 미래 비전, 신한지주 전체적인 경영전략에 따라 미세조정 됐을 뿐이다.
2020년 경영체계는 2부문, 20그룹, 6본부, 70부, 6센터, 6실로 구축됐다. 크게 4가지 파트로 조직이 편제됐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겸직임원들을 담당했던 매트릭스 조직을 빼면 실제 은행의 조직은 세 파트로 구분돼 있었다.
우선 지원그룹을 보면 소비자보호그룹, 여신그룹, 리스크관리그룹, 신탁그룹, ICT그룹, 경영기획그룹, 경영지원그룹 등으로 이뤄졌다. 이어 기업부문 산하 기업그룹과 대기업외환그룹이 구축됐다. 디지털개인부문 산하에 개인그룹, IPS그룹, 디지털그룹, 기관그룹 등이 포진했다.
매트릭스 체제 아래 WM그룹, GIB그룹(산하 투자금융본부, PF본부), 글로벌사업그룹(산하 글로벌사업본부), 퇴직연금그룹, GMS그룹(산하 증권운용부), 브랜드전략그룹(산하 브랜드전략본부) 등이 있었다.
이러한 조직체계는 작년 말까지 유지됐다. 2021년 2부문, 20그룹, 7본부, 1단, 74부, 6센터, 6실, 2Unit으로 일부 변형됐다. 작년엔 2부문 19그룹, 6트라이브(Tribe), 8본부, 2단, 64부, 3센터, 11실, 5Unit으로 소폭 변화를 거듭했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다 매트릭스 체제 해체와 새로운 지주 회장 및 은행장 교체에 따라 큰 변화를 맞았다. 올해 조직체계는 3부문, 18그룹, 4Tribe, 11본부, 2단, 72부, 5센터, 8실, 3Unit으로 확대됐다. 부문과 본부, 부 등 전체적으로 조직이 세분화됐다.
지원그룹에 소비자보호그룹, 경영지원그룹, 리스크관리그룹, 경영기획그룹(산하 ESG본부), 여신그룹, 투자상품그룹, 자금시장그룹(산하 자금시장본부, GMS본부), 브랜드홍보그룹(산하 브랜드홍보본부) 등이 있다.
자금시장그룹은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2020년 체계와 달리 경영기획그룹과 GMS그룹 산하 조직들이 일부 분할돼 자금시장그룹으로 이관됐다. 그러나 해당 그룹이 다른 조직들과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과거 소속됐던 그룹 산하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디지털혁신부문은 지난해 조직이 커졌다. 디지털혁신부문 산하 디지털전략사업그룹과 오픈이노베이션그룹, ICT그룹, 디지털혁신단, ONE플랫폼본부 등이 포진해 있다. 디지털 조직은 현재 옥상옥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ICT그룹과 디지털전략사업혁신그룹 등을 큰 줄기로 조직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부문은 현재 개인·WM그룹,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 WM사업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WM그룹이 영업그룹으로 이관된다. 개인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 등은 존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 그룹의 경우 본부로 격하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부문은 기업그룹, GIB·대기업그룹(산하 외환본부, 투자금융본부, PF본부) 등으로 구축돼 있다. 현재 기업그룹과 GIB·대기업그룹 모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후문이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사업그룹은 GIB·대기업그룹과 마찬가지로 은행을 넘어 신한금융 전 계열사를 넘나들며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를 맞는 곳은 영업그룹이다. 기존 조직을 세분화해 4개 조직으로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WM그룹을 흡수해 영업 1,2,3,4그룹 체제로 확대될 것이란 구상이다. 영업전략을 최우선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만큼 대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