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오가 LG그룹 지주사 LG의 든든한 현금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16회 연속 연간 배당을 실시하면서 매년 기록하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모회사 LG로 수혈하고 있다.
순수 지주회사로 자체 사업이 없는 LG는 상표권 수익과 자회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 수익이 수익 발생의 원천이다. 관계회사 LG전자와 LG화학, 종속회사 LG CNS 등과 달리 디앤오는 LG의 완전 자회사로 배당의 100%가 LG로 향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앤오는 올해 81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작년 실적에 기반한 배당금으로 작년 연결 순이익 6928억원 중 11.8%에 해당한다. LG는 디앤오의 100% 모회사이기 때문에 818억원은 오롯이 LG의 계좌에 송금됐다.
디앤오는 MRO사업과 FM(Facility Management)사업, 건설 사업 등을 모두 영위하던 '서브원' 시절부터 매년 LG에 배당을 실시해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디앤오는 2007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연간 배당을 실시했다. 16회 연속이다.
배당 역사 중 눈에 띄는 점은 2019년이다. 2019년 5월 디앤오는 MRO사업을 분리하고 지분 60%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 6041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디앤오는 다음해 초 매각 금액에 절반 가량인 3175억원을 LG로 배당했다. 서브원 지분 매각으로 거둬들인 수익의 일부를 LG에 그대로 이관했던 셈이다.
2020년 LG의 별도 현금흐름표 상 배당금수익은 6496억원으로 전년(4762억원) 대비 36% 늘어났다. 디앤오로부터 받은 3175억원의 배당수익이 만들어 낸 결과값이다.
작년 역시 건설 사업과 FM 사업을 각각 S&I건설, S&I코퍼레이션으로 물적 분할하고 각각 사업 회사의 지분 60%를 매각하면서 디앤오는 자본을 확충했다. 2021년 배당총액(247억원) 대비 작년 배당액이 많았던 배경으로 추측된다.
올해 LG는 3분기 누적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5389억원의 배당금수익을 거뒀다. 이중 15%에 해당하는 818억원이 디앤오로부터 발생한 셈이다.
현재 FM사업과 건설 사업, MRO사업 등이 빠지고 레저와 AM(Asset Management), 건설사업(CM)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디앤오는 이전에 비해 연결 순이익 규모가 작아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순이익으로 512억원을 기록 중이다. 수익 규모는 줄었지만 그간의 역사를 고려하면 내년 초에도 올해 실적에 기반한 배당금을 LG에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