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오는 최근 몇 년간 지배구조 개편과 자산 매각 과정에서 연결 실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자산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초우량'으로 불릴 만큼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5년 전에는 '매출 7조 기업'
디앤오는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연 매출 7조원이 넘는 기업이었으나 작년에는 매출이 2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주요 사업들을 물적 분할한 데 이어 지분 과반 이상을 매각하면서 주요 사업들이 연결 실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과 건설사업, FM(Facility Management)사업, 레저사업, 건설사업관리(CM)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한 회사에서 모두 영위했던 디앤오는 2018년 연결 매출 7조2078억원, 영업이익 3145억원을 기록했다. LG그룹 비상장사 중에서도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회사에 속했다.
그러다 2018년 말 디앤오가 MRO 사업을 물적 분할하고 신설 법인 '서브원'을 세우고, 이듬해 5월 서브원의 지분 60.1%를 홍콩계 사모펀트(PEF)인 어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6041억원에 매각하면서 서브원이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됐다. 회계법 상 관계기업은 종속기업과 달리 모회사의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에 100% 반영되지 않는다.
2019부터 디앤오의 매출은 1조~2조원대로 줄어들었다. 2019년과 2020년 디앤오는 연결 매출로 2조4008억원, 1조704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디앤오는 건설사업과 FM사업을 물적 분할하고 서브원 매각 처럼 각 회사의 지분을 60%씩 외부에 매각했다. 건설사업 자회사인 S&I건설 지분 60%는 GS건설 자회사 GFS에 2900억원에 팔았고, FM사업 자회사인 S&I엣스퍼트(추후 S&I코퍼레이션으로 사명 변경)는 신코페이션홀딩스유한회사에 3746억원에 매각했다.
두 굵직한 사업이 연결 실체에서 빠지면서 디앤오의 매출은 1조원 미만으로 줄었다. 디앤오는 현재 레저사업과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AM)사업, CM사업만을 직접 영위중이다.
작년 디앤오는 연결 매출로 2582억원을 기록했다. MRO사업까지 영위하던 2018년 대비 매출이 약 27배가량 줄어든 셈이다. 올해 상반기는 1477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수익은 꾸준하다. 디앤오는 작년 연결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79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3%다.
◇재무상태 '초우량'…부채비율 14.8%
외형은 작아졌지만 재무 상태는 매우 건전한 편에 속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과 동시에 MRO사업과 FM, 건설사업 지분을 매각하면서 자본을 확충한 결과다.
디앤오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2887억원, 1조9494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4.8%에 불과하다.
사업 특성 상 부채 발생이 많은 건설 사업 등을 떼어내면서 차입금 등 부채 부담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건설 사업과 FM 사업 지분을 매각하기 전인 2021년 말 기준 디앤오의 부채비율은 105.6%였다. MRO사업을 영위하던 2018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241.3%로 높은 수준이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쌓으면서 디앤오는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많은 '순현금' 상태를 2년 이상 지속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디앤오의 현금성자산은 3547억원이다. 차입금 1321억원보다 2226억원 많다. 순차입금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4%, 5.9%로 차입 부담이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