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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세아상역 vs 한세실업

경영 전면에 나선 ‘둘째들’

③[오너 2세] ‘차녀’ 김진아 자녀 중 유일 사내이사, ‘차남’ 김익환 경영총괄

김규희 기자  2023-11-10 10:54:0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세아상역과 한세실업에선 ‘오너 2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차녀인 김진아 부사장에게 중책을 맡겼다. 김 부사장을 지주사인 글로벌세아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 세아상역 사내이사에 앉히며 힘을 실어줬다.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 역시 한세실업을 차남 김익환 부회장에게 맡겼다. 미국에서 MBA 석사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현지 의류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부친의 뒤를 이어 의류 OEM 시장에 뛰어들었다. 둘은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주 시장을 공략하고 추가 도약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 김진아 그룹총괄 부사장, 언니 제치고 사내이사 취임

글로벌세아그룹은 오너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창업주 김웅기 회장은 슬하에 3명의 딸이 있다. 장녀 김세연 씨와 차녀 김진아 씨, 삼녀 김세라 씨 등이다. 셋 중 가장 깊숙이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건 차녀 김진아 글로벌세아 그룹총괄 부사장이다.

미국 국적자인 김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그룹 지주사회사격인 글로벌세아뿐 아니라 세아상역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글로벌세아에서는 2015년 10월 사내이사에 취임해 전략기획실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세아상역 사내이사로서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세아상역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건 그룹 안팎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8년 전 글로벌세아 사내이사에 임명되던 당시 그는 모친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오너 2세가 이사진으로 참여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초엔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 모태인 세아상역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지주사에 이어 세아상역에도 사내이사로 선임되자 ‘차녀인 김 부사장이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는 분석에 힘이 더욱 실렸다.

다만 지분 관점에서 보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아직까지 김 회장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 주주구성은 김 회장 84.8%, 김 회장의 부인 김 이사장 12.36%, 장녀 김 씨 0.59%, 김 부사장 0.59% 등으로 이뤄져 있다.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세아상역 지분은 세 자녀가 골고루 나눠 갖고 있다. 지분 61.9%를 소유 중인 글로벌세아가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나머지를 장녀 김 씨와 김 부사장, 삼녀 김세라 세아상역 상무가 각각 12.9%, 12.6%, 12.6% 보유 중이다.

아직 김 회장 지배력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김 부사장에게 중책을 맡겨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면 향후에도 후계구도는 김 부사장을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김익환 부회장, 부친 따라 패션업계로 ‘한세실업 승계’

한세실업 역시 오너 2세들의 ‘남매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인 김석환 부회장은 지주사 예스24홀딩스 대표를 맡아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차남 김익환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한세실업을, 막내딸 김지원 사장은 패션사업 계열사 한세엠케이를 맡았다.

1976년생인 김 부회장은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LG유통(현 GS유통)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유명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 입사를 계기로 패션업계에 뛰어들었다.

미국 의류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04년 부친을 돕기 위해 한세실업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2009년 R&D 부서장, 2013년 품질관리(QA) 부본부장, 2014년 영업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쳐 입사 13년 만인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2020년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세예스24그룹은 지분승계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모습이다. 장남 김석환 부회장이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 25.95%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김 부회장 20.76%, 김 회장 17.61%, 김 대표 5.19% 순이다.

한세실업 주식은 지주사가 50.49% 지분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를 김 회장이 5.49%, 김석환 부회장 3.58%, 김익환 부회장 2.94%, 김 대표 0.76% 소유하고 있다.

삼남매가 지분을 골고루 나눠 가지게 해 서로 견제가 가능하게 하고 사업영역은 ‘장남-지주사, 차남-의류 ODM, 막내딸-패션’으로 명확하게 구분했다.

한세실업을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에 디지털 DNA 이식과 함께 순환재생 의류 양산으로 글로벌 의류 ODM 시장 선두 업체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등 북미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 중남미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리커버 프로젝트’를 통해 순환재생 의류를 양산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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