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저평가주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그친다. 이에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IR 보폭을 넓히고, 주주환원책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에 The CFO는 각 금융지주사의 주가 부양 정책의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40%이던 외인 지분율이 30% 중반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금융지주사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일련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지분은 기업의 주가 결정 효율성을 좌우할 수 있다. 주가 가격결정이 효율적인 종목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매입하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주사, 외국인 지분율 동반 하락
8일 KRX정보데이터시스템의 외국인 보유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일 우리금융의 지분율은 36.57%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3.93%포인트 떨어진 수치이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보유율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4월이다. 이전에도 30%대 후반으로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이 시점을 필두로 큰 회복세 없이 외국인 보유율의 하락폭이 커졌다. 4월 39%대이던 외국인 보유율은 6월 38%대로 떨어졌으며, 8월에 35%로 한 차례 더 하락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9월에서야 36%대로 회복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모습이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율이 72.67%로 전년 동기(73.31%) 대비 0.64%포인트 빠지는 데 그쳤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보유율은 같은 기간 59.82%로 1년 전(61.66%)보다 1.84%포인트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보유율은 68.67%로 전년 동기(70.7%) 대비 2.03%포인트 줄어들었다.
금융지주사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 2월 들어 크게 빠진 바 있다. 업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의 원인을 금융당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확대하라는 주문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빠졌다는 분석이다.
◇왜 우리금융만 크게 빠졌나?
여러 이유들이 지목되지만 8월 들어 우리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이 크게 빠진 데에는 우리금융의 우리종합금융과와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우리금융은 완전 자회사 전환을 위해 신주를 발행했는데, 이때 지분 희석이 이뤄지며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이 빠졌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8월에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 주식을 발행했는데 이때 (외국인 지분율) 희석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우리금융의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은 각각 59%, 52%이었다. 교환비율은 각각 1대 0.0624346, 0.2234440이다. 자회사 주식을 우리금융에 이전하고, 기존 주주에게 지주사 신주를 배정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지분을 100%로 만드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의 낮은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ET1이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주주환원책의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CET1은 자본 중 가장 '순수한' 자본으로 꼽히는데, 이는 금융사의 자본력을 적나라하게 나타낸다.
우리금융의 올 3분 CET1은 잠정치 기준 12.1%다.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이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3.7%를 나타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2.9%, 12.74%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