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저평가주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그친다. 이에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IR 보폭을 넓히고, 주주환원책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에 The CFO는 각 금융지주사의 주가 부양 정책의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19.8조, 17.9조, 12.4조, 8.4조'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말 시가총액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으로 나열한 순서다. 기업별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코스피 50위 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대형주다.
'-6.96%, 0.04%, 7.2%, -0.94%'
그러나 덩치에 비해 이들의 총주주수익률(TSR)은 현저히 낮다. THE CFO에 따르면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낮은 -6.96%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0.04%, 7.2%를 나타냈으며, 우리금융 역시 -0.94%로 두 번째로 낮은 TSR을 기록했다.
TSR이란 일정 기간 동안 주주가 해당 기업 주식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을 의미한다. 해당 지표의 숫자가 높을수록 기업이 주주 가치와 이들의 이익을 증진했다고 볼 수 있다.
TSR을 구하는 값은 기업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알려지나, THE CFO는 기말 주가에서 기초 주가를 빼고 주당배당금을 더한 값에 기초 주가를 나누어 각 사의 TSR 값을 도출했다. 4대 금융지주사는 각 사의 TSR 값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사에 TSR은 특히 중요한 지표이다. 국내 금융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한 산업군으로, 한국 ESG기준원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의 성숙도가 높을수록 재투자를 통한 성장 기회가 적어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이 보다 주주친화적인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TSR을 기업의 주요 성과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경영 연구소 Equilar에 따르면 미국 S&P1500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TSR을 성과 측정의 기준점으로 쓰고 있다. TSR은 자본이득과 배당수익을 모두 고려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TSR은 임원 보수 책정에 대한 주요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주 입장에서 볼 때 주주가치 감소에도 임원 보수를 늘리는 것은 납득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각 사 임원의 성과 측정 지표로 TSR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TSR은 사실상'반쪽짜리'라고 볼 수 있다.TSR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고려한 상대적 TSR 지표를 활용하고 있는 탓이다.
현재 KB·하나·우리금융은 임원 성과 평가지표로 상대적 TSR을 사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임원 성과 평가시 재무지표와 비재무지표로 나누는데, TSR은 재무지표에 주로 활용된다.
4대 금융지주사 중 절대적 TSR 지표를 활용하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다만 신한금융 역시 50%는 상대적 TSR을 활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TSR 지표를 임원 평가 요소로 활용하고 표기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절대적 지표 50%, 상대적 지표 50%를 사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TSR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면 임원들의 성과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이를 고려해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경쟁사와 비교를 위한 상대적 TSR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평균 주가 순자산비율이 0.3배 수준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PBR은 각각 0.36배 0.34배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0.31배, 0.3배이다. 미국 4대 은행주의 PBR이 1배를 넘는 것과 상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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