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내년 상반기 방탄소년단(BTS)의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에도 실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BTS의 공백을 대비해 충분히 콘텐츠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오히려 하이브는 빌리프랩의 완전 자회사 편입, 세븐틴 등 해외 공연 증가 등 덕분에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그동안 하이브는 BTS에 대한 실적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로 이런 구조를 개선했다는 의미다.
◇"BTS 군백기 걱정없다, 콘텐츠 충분“ 하이브가 2023년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2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은 박지원 대표이사의 해외 출장으로 김태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주도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의 주요 화두는 BTS의 멤버가 입대해 발생한 공백기로 2024년 실적성장세가 둔화할지 여부였다. 하이브는 올해 내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고 있는데 내년에는 BTS의 ‘군백기(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를 받았다.
이 CFO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이 CFO는 “BTS의 군백기로 매출이 아주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약간의 공백기를 대비해 이미 사전콘테츠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BTS의 멤버 진은 2022년 12월, 제이홉은 올해 4월 각각 입대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뷔나 정국 등도 내년경 입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가장 먼저 입대했던 진이 돌아오는 2024년 6월 이전, 다시 말해 내년 상반기에는 하이브를 이끌던 BTS가 완전히 활동을 중단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 CFO는 걱정이 없다고 봤다. 이미 BTS의 군백기가 시작돼 노하우를 쌓았으며 내년을 대비한 콘텐츠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예시가 다큐멘터리다. 하이브는 BTS의 데뷔 이후 10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7월 발간한 데 이어 올 12월 디즈니 플러스에 다큐멘터리를 공개하기로 했다. 제목은 ‘BTS모뉴먼트 : 비욘드 더 스타’다.
김 COO는 “하이브는 BTS가 그룹활동을 직접 못해도 팬을 위해 준비한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며 “하이브는 솔루션과 플랫폼 사업을 통해 팬덤의 인기와 관심을 매출로 연결하는 능력이 있기에 지금 (투자자가) 우려하는 부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순항, 빌리프랩 편입효과 ‘기대’ 하이브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보이그룹이 계획대로 성장하고 있으며 빌리프랩의 완전 자회사 편입 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CFO는 “세븐틴은 팬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이며 내년에는 일본에서 큰 규모의 공연을 지금보다 더 많이 진행할 계획이기에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보이그룹의 성장 곡선에 따라 그 시점에 맞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뉴진스, 르세라핌 등도 성장성이 좋다고 판단했다.
김 COO는 빌리프랩을 완전 자회사로 두면서 실적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빌리프랩은 하이브가 CJ ENM과 합작해 만든 법인으로 아이돌 보이그룹 엔하이픈 등이 소속되어 있다. 하이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빌리프랩과 기업결합을 위한 심사를 마쳤다. 이에 따라 빌리프랩은 11월 1일을 기점으로 하이브의 100% 자회사가 된다.
김 COO는 “엔하이픈의 실적이 하이브에 완전 연결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리프랩은 엔하이픈 외에 내년에 신인 걸그룹인 아일릿 데뷔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COO는 하이브가 엔터산업의 성장룰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COO는 “하이브는 아티스트 다변화와 K팝을 넘어서는 장르 확장을 통해 특정 아티스트의 성공 여부에 의해 실적이 크게 좌우되던 엔터산업의 틀을 바꾸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는 2023년 3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 5379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7%, 영업이익은 19.8% 증가했다. 역대 3분기 실적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순이익은 5.9% 증가한 98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