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은 창업주 김상열 회장 장녀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경영총괄사장을 정점으로 비건설 분야 사업 다각화 투자를 전개했다. 농산물 도매업체 '대아청과'와 보석류 제조·판매업체 '삼성금거래소'가 대표적인 이종산업 인수·합병(M&A) 사례다. 대아청과는 수익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금거래소는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호반그룹은 차례로 2019년 10월 대아청과, 2020년 4월 삼성금거래소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기업집단을 대표하는 건설사 호반건설과 김윤혜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를 인수 주체로 세웠다.
호반그룹 지배구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김 회장 장남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이 최대주주인 호반건설, 김윤혜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 호반프라퍼티,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기획담당 전무가 최대주주인 건설사 호반산업이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다.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는 김윤혜 사장 지배력 아래에 있다. 호반프라퍼티를 주축으로 인수 구조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호반프라퍼티는 대아청과 지분 51%(취득원가 280억원), 호반건설은 대아청과 지분 49%(269억원)를 들고 있다. 2020년 삼성금거래소 경영권을 인수할 때도 각각 호반프라퍼티가 지분 32.34%(168억원), 호반건설이 지분 31.07%(164억원)를 취득했다.
호반프라퍼티는 비건설 분야 위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20년 12월에는 유통상업 시설을 운영하던 종속기업 아브뉴프랑(자산총계 3665억원)을 흡수합병했다. 대아청과·삼성금거래소 M&A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진행했다.
대아청과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와 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농산물 경매업체다. 2019년 호반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흑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에서 자금 지원을 받지 않고도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쌓아가고 있다.
거래 규모에 따라 연간 실적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대아청과 매출액은 전액 수입수수료다. 인수 첫해인 2019년 17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246억원 △2021년 199억원 △지난해 2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부터 20~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2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4억원이다.
삼성금거래소는 자금 지원이 필요했다. 2021년 12월 운영자금 385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 배정 증자를 진행했다. 호반프라퍼티가 197억원, 호반건설이 189억원을 납입했다. 지난해 호반프라퍼티에서 단기차입금 100억원도 끌어왔다.
삼성금거래소는 대아청과보다 수익성이 떨어졌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지만 대부분 원가율 높은 상품매출이다. 지난해 매출 1조081억원 중 94%(1조154억원)가 상품매출이다. 그해 상품매입액 1조82억원이 상품매출원가로 잡혀 원가율이 99.7%에 이른다. 제품매출 비중은 6%(647억원)다.
삼성금거래소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이 줄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면서 매출총이익(109억원)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과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4%를 감소했지만 판관비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회복뿐만 아니라 현금흐름 관리도 주요 재무 과제다. 삼성금거래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당기순이익 38억원, 24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2020년과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마이너스(-)31억원, -7억원이었다. 미수금 증가, 재고자산 증가 등에 현금이 잠겼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당기순손실이 15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억원이었다.
삼성금거래소는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 9월 최동열 호반건설 기획관리팀 부장이 삼성금거래소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호반프라퍼티 경영기획팀장을 지낸 이제명 삼성금거래소 경영관리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삼성금거래소는 주얼리 브랜드 론칭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21년 '쉐레(CHERET)'에 이어 올해 '멜로라(MELORA)'를 출범했다. 금 유통사업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