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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리스크 완충력 갖춘 호반건설

현금창출력 기반 무차입 기조 유지, PF 보증 4000억 통제 범위

박규석 기자  2024-01-16 15:30:52

편집자주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여타 건설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일부 업체는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별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살펴봤다.
호반건설이 풍부한 유동성을 토대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분양대금 유입 등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확보한 영향이 크다. 이를 통해 구축된 무차입 기조는 차입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자체분양 중심의 수익구조

호반건설은 1996년 8월 설립된 호반그룹의 주력 건설사다. 2023년 시공능력순위는 10위로 국내 주택 개발사업과 건축도급, 레저, 금융사업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의 90% 수준을 건설부문이 차지하고 있으며 자체 분양사업이 중심 사업이다. 자체 분양사업은 최근 5년 평균 연결기준 매출의 65.6%를 담당했다. 2022년 말 기준 전체 영업이익률은 18.6%다.

이러한 호반건설은 공공택지 중심의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과 저렴한 택지비용, 비용 통제 등을 통해 영업실적을 유지 중이다. 특히 2022년에는 건자재 가격 상승 전 체결한 매입 계약을 통해 원가 부담을 일부 통제해 연결기준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3년의 경우 후분양 사업장인 화성 동탄2 7차를 비롯한 자체분양 사업을 중심으로 3분기 말 연결 기준 2조원 규모의 매출과 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수주물량 자체도 안정권에 속한다. 일반시행사업 대비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정비사업 수주를 확대 중이다. 공원과 산업단지 개발 등의 민간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컨소시엄에도 적극적 참여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현장의 수주잔고는 약 3조5000억원 규모다. 수주 잔고가 연간 매출 대비 크지는 않지만 도급액과 분양총액 합계가 10조원 수준의 예정 현장을 고려하면 수주물량 자체는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10조원 규모의 예정 사업 수주 잔고와 더불어 후분양 현장으로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된 인천, 평택 등의 자체사업장도 이익창출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이 비상장사인 만큼 세부 내역을 파악하기는 한계가 있지만 관련 사업장이 2024년 준공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이익창출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부동산경기에 민감한 주택사업의 특성상 고금리 장기화와 높아진 공사원가, 분양경기가 둔화 등은 신규 수주 등의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다. 계열사를 활용한 택지입찰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리감독 강화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어 예정 현장의 착수 시기와 사업성과에 대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의 성장 동력이었던 공공택지 기반의 주택 분양사업의 경우 2021년부터 경쟁 방식의 공급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부동산 PF 부담 덜어주는 재무구조

호반건설은 점진적인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자금 소요 속에서도 원활한 분양대금 회수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 중이다. 차입금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부동산 PF의 부담도 통제 범위 내에 있는 상황이다.

2022년 말 연결기준 호반건설의 차입금의존도 8.7%며 부채비율은 56.9%다. 작년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5000억원이다. 여기에 단기에 현금화가 가능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까지 고려하면 실질 순차입금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선급공사비 등 자체사업에 수반되는 선투입 자금의 여파로 운전자금의 부담이 크지만 안정적인 분양률과 분양잔금 등에 힘입어 영업현금흐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자체분양현장(PFV 지분참여 현장 제외)과 관련한 용지대 잔금은 2022년 말 5148억원에서 2023년 9월 말 4207억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인천검단5차와 오산세교2 A1 등 진행 중인 주택현장에서 발생할 분양잔금 등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도 자체 현금창출력을 보강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2023년 9월 말 기준 호반건설의 현금성자산은 약 1조5000억원원(사용제한 자산 제외)이다.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약 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영업부문의 연간 현금창출 규모를 고려하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의 차입금, 자본적지출, 지분투자 등의 자금 소요를 충당할 수 있어 유동성은 풍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리스크도 통제 가능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PF보증 대부분이 예정 사업장인 자양 5구역 현장에 제공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PF보증 금액이 호반건설 사업 규모 대비 크지 않고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 또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인 부분도 꼽힌다. 2023년 9월 말 기준 호반건설의 PF보증규모는 4000억원이며 3조3000억원 규모의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도 맺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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