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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자사주 분석

CEO보다 자사주 많은 GS그룹 전현직 CFO 2인

김성욱 GS글로벌 상무·김태진 GS건설 부사장, 보유량 1·2위

양도웅 기자  2023-10-30 14:33:19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GS그룹에서 자사주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성욱 GS글로벌 상무다. 1만주 이상을 보유한 김 상무는 다른 계열사 CFO들보다 크게 웃도는 규모를 들고 있다. 대표이사(CEO) 2년차를 맞은 이영환 사장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올해 크게 주목받은 GS건설은 이달 CEO와 CFO를 모두 교체했다. 다만 이전까지 CFO를 맡은 김태진 부사장은 두 번째로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 CFO였다.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로 회사 주가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그는 주주들과 함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까지 CEO였던 임병용 부회장은 자사주를 들고 있지 않다.

앞으로 GS건설 CEO와 CFO는 '오너 4세'인 허윤홍 사장과 채헌근 전 자이에스앤디 경영지원본부장이 맡는다. 임 부회장은 퇴진이, 김 부사장은 GS건설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이동이 결정됐다.


◇'GS글로벌맨' 김성욱 상무, 4년째 1만5000주 유지

GS그룹 상장 계열사 7곳에서 재직 중인 CFO의 보유 자사주를 비교한 결과, 김성욱 GS글로벌 상무가 1위로 집계됐다. 김 상무는 회사 주식 1만5000주(현 시세로 약 3345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 출신으로 지난해 대표에 선임된 이영환 사장은 아직 한 주도 들고 있지 않다.

1972년생인 김 상무는 서울대시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GS글로벌에서 싱가포르법인장과 재경팀장, 경영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재계그룹 CFO 중에는 여러 계열사를 경험한 이들이 적지 않은데 김 상무는 다른 계열사가 아닌 GS글로벌에서 경력 대부분을 쌓았다는 특징이 있다.

2021년 GS글로벌은 김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GS글로벌에 다년간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종합상사 재무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회사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출처=THE CFO)

자사주 1만5000주는 상무로 진급한 2020년 3월에 주당 1510원에 취득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동일하게 장기간 보유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유통 주식수 물량을 줄이고 투자자들에게 경영진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이 있다는 인식을 준다.

김 상무는 자사주를 최초 매입한 이후 4년째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그 사이 GS글로벌 주가는 약 48%(720원) 오르면서 그는 주주들과 함께 많은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김 상무의 평가이익은 1080만원으로 풀이된다.

◇GS건설, 붕괴사고로 주가 34%↓...전 CFO 김태진 부사장, 평가손실 입어

이달 GS건설이 CEO와 CFO를 교체했다. 이전 기준으로 GS그룹 CFO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김태진 GS건설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은 1756주를 약 10년간 보유했다. 현 시세로는 2326억원어치다. 김 부사장과 약 10년간 CEO·CFO로 호흡을 맞춘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자사주를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았다.

임 부회장과 김 부사장의 후임으로는 각각 허윤홍 사장과 채헌근 전 자이에스앤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결정됐다. 채 본부장 후임으로는 김종민 GS건설 전 금융실장이 선임됐다. 경영지원본부장은 자이에스앤디에서 CFO 역할하는 자리다.

지난 4월 GS건설은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 사고로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총 10개월 처분을 받았다. 전 세대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약 5500억원의 충당부채도 쌓았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GS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사고 당시 2만원대였던 주가는 1만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로 인해 김 부사장은 자사주 매입 당시와 비교해 수천만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붕괴 사고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과 동일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는 '책임경영'이라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목적에 부합한다.


GS건설은 그룹에서 올해 주가가 가장 하락한 곳이다. 약 34% 떨어졌다. 경영진의 자사주 추가 매입, 보유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친화책이 요구된다. 회사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1%(69만2595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를 경영진에 '자사주 상여금'으로 지급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도록 할 수도 있다.

GS그룹 CFO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김원식 GS리테일 전무다. 김 전무는 1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태형 ㈜GS 부사장, 황정욱 휴젤 부사장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최근 GS건설 CFO로 이동한 채헌근 전 자이에스앤디 본부장도 자이에스앤디 재직 시절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 새로운 자리에서 이전과 다르게 자사주를 매입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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