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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신세계푸드, 원가부담 완화 '총력'

가격인상·고급화에 재고소진으로 현금창출 제고…내년 회사채 만기대응 관심

이민호 기자  2023-09-08 07:35:4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신세계푸드의 올해 주요 재무과제는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하락했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상반기 노브랜드버거 가격 인상과 베이커리사업 고급화로 수익성 저하 속도를 늦췄고 재고자산 소진으로 현금창출력도 제고했다.

신세계푸드는 장기성차입금 비중이 높아 단기상환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 조달원인 공모 회사채 전량의 만기가 내년 1월과 7월 도래한다. 이 때문에 회사채 만기 대응이 하반기 재무전략에서 주요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원재료 가격상승 직격탄…수익성 하락에 현금창출력 위축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자회사(지분율 46.87%)로 급식(구내식당), 외식(노브랜드버거), 베이커리(블랑제리 등) 사업을 운영하는 식품서비스 부문과 가정간편식(HMR), 제조사브랜드(NB) 사업을 운영하는 유통서비스 부문이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7125억원)의 58.8%가 유통서비스 부문에서, 40.1%가 식품서비스 부문에서 각각 발생했다.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거래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이는 현금창출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이마트와 신세계 등 계열 유통망을 활용해 식자재와 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계열사 구내식당에 급식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은 277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8.9%를 차지했다.


2021년 1조322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404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71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746억원)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엔데믹(endemic) 전환으로 수요가 회복된 덕분이다. 하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2021년 828억원이었던 EBITDA는 지난해 72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36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85억원)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EBITDA마진(EBITDA/매출액)은 2021년 6.3%, 지난해 5.2%, 올해 상반기 5.1%로 갈수록 하락했다. EBITDA마진 하락은 수익성 하락을 의미한다. 가장 큰 이유로는 높아진 원재료 가격과 환율이 꼽힌다. 이들 요인은 원가부담을 가중시킨다.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 3766억원 중 국내매입 78% 외에 22%가 해외소싱이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운전자본 부담도 가중시킨다. 일반적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기에는 선확보 움직임으로 재고자산이 늘어난다. 2021년 863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지난해 1103억원으로 늘면서 운전자본 부담 가중의 핵심 원인이 됐다. 이 때문에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21년 720억원에서 지난해 205억원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제조 자회사(SHINSEGAE FOODS) 지분 100%를 이마트 미국 자회사(Emart America)에 2295만달러(275억원)에 매각한 것도 악화된 현금흐름을 보강하기 위한 이유가 컸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려면 판가 인상으로 효과적으로 전가해야 한다. 하지만 계열 고객사의 할인정책, 급식사업 수주계약에서의 고정된 가격구조, 외식·베이커리 제품의 중저가 포지셔닝 등 요인이 판가 인상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상반기 현금창출력이 소폭 회복된 점은 고무적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31억원으로 지난해(205억원) 수준을 넘겼다. 2월 노브랜드버거 가격 인상과 베이커리사업의 고급화에 힘입어 수익성 저하 속도가 둔화된 데다 재고자산 소진 전략도 한목했다.

◇부채비율 180% 상회에도 단기상환 부담 적어…내년 회사채전액 만기 도래


지난해와 올해 신세계푸드 차입금을 변동시킨 주요 요인도 운전자본이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가 일반적으로 현금성자산 감소와 차입금 증가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고자산이 급증하자 2021년말 4255억원이었던 총차입금도 연말 446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올해 들어 재고자산을 소진하자 총차입금도 3920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세게푸드는 애초 차입여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말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은 186.0%였고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도 46.1%로 낮지 않다.

다만 차입규모에 비해 단기상환 부담은 낮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은 단기차입금(은행권) 445억원, 회사채 1499억원, 리스부채 1976억원으로 구성돼있다. 이중 단기성차입금 성격의 자금은 단기차입금 445억원, 유동회사채 1000억원, 유동리스부채 292억원의 합산 1737억원으로 이에 따른 단기성차입금의존도(단기성차입금/자산총계)는 20.4%에 불과하다.


주력 조달원인 회사채의 경우 현재 미상환물량은 2021년 1월 발행한 1000억원 규모 3년 만기 공모채와 올해 1월 발행한 500억원 규모 1년 6개월 만기 공모채가 전부다. 올해 발행분 금리는 4.67%이지만 2021년 발행분 금리는 1.57%로 크게 낮았다. 이는 차입규모에 비해 금융비용이 지난해 119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요인이 됐다. 이자비용 감내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도 6.1배로 안정적이었다.

다만 2021년 발행분 만기가 내년 1월, 올해 발행분 만기가 내년 7월 각각 도래한다. 현재 미상환잔액 전량의 만기가 내년에 도래하는 셈이다. 이에 대한 대응도 하반기 재무전략에서 주요 관전포인트다.

신세계푸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은 김철수 지원본부장 전무가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기획관리팀장과 재무팀장, 에브리데이리테일 지원담당 상무보를 거쳐 2016년 12월 신세계푸드에 관리담당 상무보로 합류했다. 지원담당 상무를 거쳐 지난해 10월 지원본부장 전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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