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뒷받침하는 근간은 '신뢰'다. 경영진은 활약상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임직원이 일을 잘할 거라는 믿음을 품고 더 많은 과업을 부여한다. 업무를 수행할 유인을 주는 취지에서 보상을 실시하는 건 필수다.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시장을 개척한 크래프톤은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간 보여준 결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매년 두둑한 연봉 지급으로 화답했다.
올해 상반기에 배동근 CFO는 보수로 12억6900만원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에 몸담고 있는 CFO 가운데 단연 많은 금액을 수령했다. 어떤 배경이 작용한 건지 내심 궁금해 급여·상여 산정 기준을 들여다봤다. 전년 영업이익, 전사 성과 기여도, 리더십, 전문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해답을 2022년 실적에서 찾았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40.5%'를 실현했다. 넥슨(29.3%) 엔씨소프트(21.7%), 카카오게임즈(15.3%) 등 주요 게임사를 압도한 성적표였다. 경기 후퇴가 업계 전반을 휘감았지만 2021년 이익률 34.5%보다 6%포인트 높이는 열매를 맺었다.
'비용 절감' 드라이브를 걸었던 노력이 빛을 발했다. 매출이 전년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을 2021년 1조2347억원에서 2022년 1조1024억원으로 10.7% 줄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자신감을 얻은 배 CFO는 올해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 측면에서 성장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경영 기조를 밝혔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배 CFO가 받은 연봉 역시 입이 벌어질 만큼 많았다. 46억5800만원. 인센티브 36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2021년에 '코스피 입성'을 완수해 2조8000억원의 공모 자금을 확보한 업적이 성과급 책정의 핵심 배경이었다. JP모간 홍콩·한국 권역 IB본부장을 지내며 쌓은 기업공개(IPO) 실무 경험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은 덕분이다.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 참여자들과 소통에 나섰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분기마다 열리는 기업설명회에 등판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주가 부진 국면이 길어진다는 여론을 의식해 자사주 취득과 소각에 방점을 찍은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올해 초 내놓기도 했다.
2018년 크래프톤 CFO로 취임한 이래 5년이 지났다. 회사가 나아가는 항로마다 배 CFO가 등장해 시의적절한 해법을 내놓고 실현하는데 골몰했다. 상장부터 비용 감축, 주가 상향책 모색까지 전방위로 과제를 이행했다. 열심히 일했기에 회사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앞으로 활약상을 어떻게 보여줄지, 배 CFO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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