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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재무이슈 점검

자산 11조 감소한 삼성아시아, 배당 원천은 베트남?

②3개월만에 별도기준 배당 14조 증가…삼성 스마트폰 생산기지

원충희 기자  2023-08-16 16:57:19

편집자주

곳간에 쌓인 현금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도 돈 걱정이 있다. 수년 간 이뤄진 대규모 배당과 시설투자, 인수합병 등의 지출로 본사 곳간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와 해외법인으로부터 차입·배당 등으로 실탄을 끌어 모으는 중이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각종 재무이슈들을 면밀히 살펴봤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배당금 수입은 22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0배 가량 늘었다. 반도체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종속회사로부터 대규모 현금배당을 가져왔다. 가장 유력한 후보 자회사는 자산이 11조원이나 줄어든 삼성아시아(Samsung Asia Pte. Ltd, SAPL)다.

베트남 생산법인들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자회사로 동남아시아 해외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주력 생산기지로 연간 5조~8조원 순이익을 내고 있다. 휴대폰 등으로 번 돈을 반도체 투자재원으로 끌어온 셈이다.

◇160배 늘어난 배당수입, 어디서 가져왔나

삼성전자의 재무구조 특징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양의 현금성자산이 대부분 종속회사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종속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세메스 등을 포함해 233개에 이른다. 대다수가 해외법인이다. 가장 큰 곳이 미국법인(Samsung Electronics America, SEA)이며 그 다음이 SAPL, 하만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SAPL의 자산규모가 2분기 말 기준 23조5795억원으로 전분기(34조5107억원)대비 11조원가량 줄었다. 삼성전자 해외자회사들의 경우 일부 자산규모 변동이 있어도 대부분은 소폭이고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SAPL만은 예외로 매각 이슈 등이 없었음에도 방대한 양의 자산이 감소했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배당수입이 대폭 늘었다. 6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배당금 수입은 22조1601억원으로 전분기(8조1192억원) 대비 14조원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1378억원)과 비교할 경우 160배나 늘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금 수입은 526억원에 불과하다. 외부로 받은 게 아니라 연결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이란 뜻이다.

SAPL이 주력 배당원천으로 꼽히는 이유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산이 11조원이나 감소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배당가능이익은 순자산액(총자산-총부채) 중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이익잉여금이 배당재원이다. 자본계정에 속하는 이익잉여금이 배당으로 인해 감소하면 자산도 줄어든다.

◇SAPL 산하 우량 베트남법인 포진…삼성 폰 주력 생산거점

SAPL은 삼성전자 해외종속기업 중 규모는 2위로 상당한 우량회사로 꼽힌다. 작년 말 당기순이익은 8조원, 올 상반기에는 6조966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말에는 순자산이 31조원을 웃돌았으며 자산이 급감한 2분기 말에도 22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06년 싱가포르에 설치된 곳으로 매출액이 없다. 자체적인 영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해외법인들을 관리하기 위한 지주사 성격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SAPL 휘하에는 베트남 생산법인 3곳과 일본·싱가포르·필리핀·뉴질랜드 판매법인, 방글라데시 연구법인 등 8개 해외자회사가 편제돼 있다.

이들 중 가장 건실한 곳은 베트남타이응우옌(Vietnam THAINGUYEN, SEVT)법인이다. 순자산 규모가 11조원을 넘는다. 삼성전자베트남(SEV)과 HCMCCE콤플렉스(SEHC)도 각각 7조원, 3조원을 상회한다. 특히 베트남 북부지역인 박린과 타이응우옌 등 스마트폰 공장 두 곳에서 글로벌 시장에 유통되는 삼성 폰의 절반가량이 생산된다.

SAPL가 소재지인 싱가포르는 현지법인이 국외법인으로부터 가져온 배당수입을 포함한 자본소득에 대해 비과세 정책을 취하고 있어 세금이슈도 덜하다. 삼성전자로선 스마트폰 등으로 번 돈을 반도체 투자에 돌려쓰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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