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Bond Watch

'냉정한 시장' GS건설, 반년만에 채권가치 2노치 '급락'

BIR, 유효등급 대비 낮은 'A-'…재시공 겹악재로 평가 제고 '역부족'

윤진현 기자  2023-08-14 08:34:02
GS건설에 대한 채권시장에서의 평가가 냉담하다. 내재등급(Bond Implied Rating·BIR)과 실제 신용등급의 간극은 반년만에 2노치가 벌어졌다. GS건설의 채권은 A+등급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사실상 A-급 채권으로 여겨진다.

건설채에 대한 투심이 약화한 상황에서 인천 검단아파트 재시공 악재까지 겹쳤다. GS건설은 사고 수습과 쇄신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당분간 채권가치가 제값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개월 만에 BIR 'A-'…채권가치 '저평가'

14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BIR이 실제 신용등급인 A+보다 1~2노치 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사 중 KIS자산평가는 A-로, 유효신용등급보다 2노치 낮게 바라봤다.

올 3월까지만 하더라도 BIR등급이 A+로 실제 신용등급과 동일한 수준이었으나 반년 만에 크게 떨어졌다. 즉 시장에서 평가받는 GS건설의 채권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한국자산평가와 나이스P&I는 지난 3월 BIR을 A0로 1노치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BIR은 유통수익률이나 스프레드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지표다. 시장분위기와 투자수요도 함께 집계돼 신용등급 조정의 선행지표로도 인식된다. BIR과 실제 등급간 차이가 클수록 신용등급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이런 분위기는 개별민평금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10일 기준 GS건설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5.807%로 등급민평금리(5.112%)보다 약 700bp 높은 수준이다.
출처: KIS자산평가
GS건설은 2021년 말 유효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조정된 후 약 2년간 BIR등급도 A+로 유지됐다. 이후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차환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도 BIR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올 3월 변화가 생겼다.

건설채에 대한 불안정한 투심이 뒤늦게 반영된 셈이다. 올 2월 GS건설은 공모회사채 1500억원을 조달하고자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2년 단기물을 택했음에도 2190억원의 투자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에 개별민평금리 대비 14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금리를 확정하기도 했다.
출처: 나이스P&I
◇인천 아파트 재시공까지 '겹악재', 채권평가 회복 한계

GS건설이 올 2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채권 평가를 제고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분기 매출만 보면 3조49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다만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인천 검단 아파트의 건설현장 관련 비용 5524억원을 일시 반영했다.

그 결과 4139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524억원의 재시공 비용은 매출 차감분 735억원, 손실충당금 4787억원 등을 이뤄졌다. 이는 GS건설의 연간 영업이익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2022년 GS건설의 연간 영업이익은 554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재무적 손실과 더불어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역량 등에 대한 채권 수요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상황이 이렇자 신용평가사들도 이달 중 확정될 국토교통부의 처분 결과에 따라 신용등급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추가 투입비용으로 인한 재무적 부담 정도와 타 사업장에 대한 후속 조치, 부동산PF 차환 상황 등을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전반적인 사업 경쟁력 약화와 그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동 수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GS건설은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는 정기 이슈어다. 그만큼 채권 가치 하락은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1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GS건설은 감사위원을 새롭게 선임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IBK기업은행 부행장과 IBK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현숙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최근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등으로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 삼아 주주와 고객들로부터 신뢰받는 자이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