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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디스카운트 진단

㈜LS는 왜 디스카운트를 피했을까

⑦주력 계열사 비상장 유지…2차전지 핵심 회사도 비상장

조은아 기자  2023-07-31 07:56:14

편집자주

IMF 외환위기 이후 투명 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기업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많은 장점 이면에 존재하는 잠재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주사는 만년 저평가주로 통한다. 태생적 한계와 국내 지주사 체제의 특수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더벨이 주요 지주사 주가의 흐름을 짚어봤다.
LS그룹의 ㈜LS는 상대적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유는 간단한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이기 때문이다. LS엠앤엠(옛 LS니꼬동제련)과 LS전선이 비상장을 유지하면서 성장에 따른 과실을 ㈜LS가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최근 2차전지 광풍에 휩싸인 뒤에도 마찬가지다. LS그룹은 최근 2차전지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그 중심에 LS엠앤엠이 있다. 오랜 업력을 통해 쌓은 광물 조달 및 제련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룹 2차전지 사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핵심 LS엠앤엠와 LS전선 비상장 유지

현재 LS그룹에는 7개의 상장사가 있다. 이 가운데 E1과 예스코홀딩스의 경우 그룹 지주사 ㈜LS와 직접적 지분 관계는 없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LS그룹으로 묶이지만 ㈜LS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

지주사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장사는 모두 4개로 가온전선, LS일렉트릭, LS전선아시아, LS네트웍스 등 LS그룹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들이다. 특히 ㈜LS가 직접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 중 상장사는 LS일렉트릭뿐이다.

특히 LS전선과 LS엠앤엠이 비상장사인 덕분에 기업가치 증가분을 ㈜LS가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실제 ㈜LS 주가는 LS그룹 다른 상장사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월등히 크다. 28일 기준 시가총액 순위 코스피 86위로 다른 계열사들을 압도한다. 주가 상승률 역시 올들어 67%로 주요 그룹 지주사 가운데 포스코홀딩스 다음으로 높았다.

2차전지 광풍이 불기 전으로 범위를 확대해 봐도 ㈜LS 주가는 다른 주요 그룹 지주사 주가와는 다른 방향을 보인다. 최근 5년 사이 주가 상승률이 54%에 이르렀다. 이 기간 주요 그룹 지주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내리막길을 걸었다.

5년 사이 LS엠앤엠과 LS전선의 실적 추이를 보면 주가 상승이 납득이 된다. 2018년 2700억원이었던 LS엠앤엠 영업이익은 지난해 5100억원으로 급등했다. LS전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100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LS엠앤엠의 기여도가 한층 커졌다. LS엠앤엠은 지난해까지만 ㈜LS 측이 50.1%, 일본 JKJS 측이 49.9%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이었다. 그러나 ㈜LS가 지난해 9월 약 9300억원을 들여 일본 JKJS 컨소시엄이 가지고 있던 지분 49.9%를 매입했다.

지분율이 100%로 높아지면서 LS엠앤엠의 이익 전부가 ㈜LS의 연결 실적으로 잡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그간 지주사 ㈜LS에게 지급해왔던 배당이나 상표권 사용료도 늘어난다.

LS엠앤엠은 지난해 ㈜LS와 JKJS 측에 각각 배당금을 691억원, 688억원씩 지급했으나 올해는 ㈜LS에게 모든 배당금을 주게 된다. 상표권 사용료 역시 합작법인을 벗어나면서 사용료율이 0.1%에서 0.2%로 높아졌다.


◇2차전지 출사표…주목받은 LS엠앤엠 조달 경쟁력

2차전지 사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최근 들어 LS그룹 주가가 급등한 배경엔 2차전지 사업이 있다. 그간 LS그룹은 신사업 발굴에 익숙한 곳이 아니었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분사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는데 전력 및 기계·금속 분야 등의 산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높은 안전성 덕분에 굳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다만 구자은 회장 이후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구 회장은 올해 초 발전·수소·송/배전·데이터 플랫폼·통신 솔루션 사업들과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을 미래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LS그룹은 최근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LS가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사업을 위해 엘앤에프와 함께 합작회사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LS는 2025년 3월까지 1678억원을 출자해 합작법인 지분 55.0%를 취득할 예정이다.

㈜LS와 엘앤에프는 연내 착공을 목표로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 합작법인 전구체 공장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5~2026년께 전구체 양산에 성공한 뒤 2029년 12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게 목표다.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우선 LS엠앤엠이 조황산니켈을 생산해 100% 자회사 토리컴에 넘기면 토리컴이 이를 순도 높은 황산니켈로 정제한다. 이 황산니켈을 통해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이 전구체를 생산해 엘앤에프에 넘기고 최종적으로 엘앤에프가 양극재를 만드는 구조다.

이 가운데 핵심은 광물 조달 능력을 갖추고 있는 LS엠앤엠이다. 앞으로 2차전지 사업의 주도권은 결국 매장량이 한정돼 있는 광물을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LS엠앤엠은 동제련에 필요한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광산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각지에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광산에서 채굴된 동정광을 제련해 동뿐만 아니라 금·은·백금, 팔라듐, 셀레늄, 텔루륨, 조황산니켈, 레늄 등 희소금속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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