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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변화하는 CJ대한통운, 새로운 CFO에 '전략통'

새로운 경영지원실장에 이종훈 전략기획실장 선임...기획과 투자 등에서 경험 풍부

양도웅 기자  2023-07-13 14:41:18
CJ대한통운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에 이종훈 전략기획실장을 새롭게 앉혔다. 전임인 이한메 실장이 지주사인 CJ㈜ 전략기획실장으로 최근 자리를 옮긴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종훈 실장은 그룹 내에서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이차전지와 방산 물자 물류 등으로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국가 간 전자상거래(CBE)'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회사의 우선순위가 신사업 진출로 가닥이 잡힌 만큼 기획과 투자, 사업 재편 등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자원 배분과 자금 조달 등을 책임지는 자리에도 앉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컨트롤 타워' 출신

1977년생으로 고려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이종훈 실장은 과거 CJ㈜ 사업1 전략기획담당 소속으로 근무한 적 있다. 2010년대 초반 CJ㈜는 부사장급 임원이 이끄는 사업 1팀과 2팀에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겼다. 온미디어(현 CJ ENM)와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간 역할 조정과 지속해서 신사업 발굴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의 여러 사업 가운데 사업1팀은 식품과 물류, 건설 등에 대한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 사업1 전략기획담당 소속으로 경험한 사업 부문들은 향후 이 실장의 이력을 결정한다.

이후 이 실장은 CJ제일제당으로 이동해 전략관리팀과 사업관리팀에서 근무한다. CJ제일제당은 그룹의 모태 계열사이자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계열사다. 이곳에서 이 실장은 2020년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진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현재 몸담은 CJ대한통운으로 이동한 건 2022년 3월이다. 전략기획실장 자리였다. CJ대한통운은 크게 물류와 택배, 건설 등 세 가지 사업을 한다. 이 사업들은 모두 이 실장이 CJ㈜ 사업1 전략기획담당 소속일 때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영역이다. 몸담은 조직이 바뀌었지만 익숙한 업무를 하는 자리로 돌아왔다.

CJ대한통운에 왔을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핵심인 물류 사업의 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던 때였다. 이 실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내놓은 대표 전략은 '국가 간 전자상거래(CBE)' 물류 시장 진출이었다. 해외 직구 같은 국가 간 전자상거래 상품의 배송뿐 아니라 보관, 재고 관리, 포장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 CJ대한통운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새롭게 사무소를 열었다. (사진=CJ대한통운)

◇역할 변화 '신사업 발굴에서 지원으로'

이번에 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실장은 이제 신사업을 앞장서 발굴하고 설계하는 역할에서 신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자금과 인력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CBE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 세계 거점 지역에 대형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올해 초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새롭게 사무소를 열었다. 국내 기업들이 폴란드를 포함한 인근 국가로 대거 진출하면서 동유럽 대상 물류 수요가 증가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앞서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K2 전차' 초도 물량 10대를 폴란드에 안정적으로 운송했다. 앞으로 이러한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CJ대한통운은 7100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단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1조원이 넘는다. 올해 1분기처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매분기 1000억원씩 빨생한다고 해도 사업 확장과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조달은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차입금 만기 연장과 차환도 고려해야 할 전망이다.

더불어 CJ ENM과 CJ CGV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구조조정과 대규모 유상증자 등을 단행하면서 CJ그룹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는 점도 이 실장은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CJ대한통운 주가는 4만원 이상 떨어졌다. 13일 현재 7만원 초반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현지법인인 CJ 다슬 로지스틱스(CJ Darcl Logistics Limited)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점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인수합병 통한 성장 동력 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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