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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재무분석

양재동 본사와 맞먹는 이익 '현대모터아메리카'

올 1분기 순이익 7121억으로 '해외법인 1위'...2021년 본사보다 4000억 더 벌기도

양도웅 기자  2023-06-30 14:48:16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법인(해외 자회사)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법인은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해외법인을 재무분석해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법인을 찾아본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3조4194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1조5746억원)를 제치고 국내 1위 기업에 오른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에 있는 국내 본사를 제외하면 120개가 넘는 국내외 종속법인 가운데 호실적을 이끈 곳은 어디일까.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현대모터아메리카(Hyundai Motor America, HMA)다. 1985년 설립된 이곳은 양재동 국내 본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완성차와 부품을 제조·판매한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으로 7121억원을 올렸다. 120개가 넘는 국내외 종속법인 가운데 단연 1위다. 2위는 현대모터인디아(2207억원)다.

같은 시기 현대차 국내 본사가 올린 당기순이익이 1조5752억원이니 약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모터아메리카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설립된 법인들을 관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 법인들을 연결하면 당기순이익 규모는 한층 더 커진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터아메리카가 최소 지분 60% 이상을 직접 보유한 해외법인은 총 7곳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80%) △현대모터매뉴팩처링앨라배마(100%) △현대모터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60%) △스탬프메탈아메리칸리서치테크놀로지(72.45%) △제네시스모터아메리카(100%) △현대오토캐나다(100%) △현대오토캐나다캡티브인슈어런스(100%)다. 이들은 국내 본사 입장에서는 손자회사다.

이 가운데 실적이 확인되는 현대캐피탈아메리카와 현대모터매뉴팩처링앨라배마, 현대오토캐나다 등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을 단순 더하면 현대모터아메리카의 당기순이익은 9809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모터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 등 실적 확인이 안 되는 법인들의 실적까지 연결하면 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만 유독 실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2022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5494억원, 2021년은 1조284억원, 2020년은 3001억원이었다. 지난 3년간 당기순이익이 8배 넘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2021년에는 국내 본사보다 약 4000억원의 순이익을 더 거뒀다. 그해 현대차의 글로벌 실적을 책임진 곳이 현대모터아메리카였다.


현대모터아메리카의 실적 상승세는 현대차의 북미 시장 판매량이 증가하는 점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들어오는 주문을 현대모터아메리카를 포함한 북미 법인들이 주로 대응하고 국내 본사는 일부 책임지고 있다.

2020년 연간 81만2000대였던 북미 시장 판매량은 2022년 949만대로 17% 늘었다. 국내와 북미, 중국, 유럽, 인도, 러시아, 중남미 등 7개 판매 권역 가운데 판매량으로는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판매량 증가율로는 17%로 인도와 유럽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 증가율 2위로 올라섰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꾸준하게 순이익을 내면서 현대모터아메리카의 재무 건전성은 향상되고 있다. 순이익은 자본총계를 구성하는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이동해 차곡차곡 쌓인다. 2019년 말 1조2395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23년 3월 말 5조925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11%에서 170%로 개선됐다.


꾸준한 순이익과 튼튼한 재무구조는 '배당 여력'을 높이는 양대 축이다. 하지만 양재동 국내 본사가 현대모터아메리카에서 대규모 배당금을 수취하는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국에 대한 설비와 지분투자 규모를 늘려야 할 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3년 연속 연간 순이익을 내기 전엔 순손실을 내는 해도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모터아메리카는 지난해 8월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랜디 파커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사진)이 이끌고 있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파커 수석부사장은 닛산과 GM 등에서 30년간 근무했다. 영업과 마케팅, 재무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직속 상사는 같은 닛산 출신의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담당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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