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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공급망 분석

LS일렉트릭, 사위회사 '태인'과 37년 끈끈한 혈맹

⑪차단기 등 주요 OEM, 회장 변경에도 인연 지속…오너가는 LS 지분도 보유

원충희 기자  2023-04-20 08:31:19

편집자주

코로나가 휩쓴 지난 3년간 전 세계 기업들의 주요 이슈는 공급망 안정화였다.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되면서 주요 원재료 및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고 그 와중에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 중이다. 엔데믹 이후 폭증한 수요가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 등으로 다시 가라앉는 등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각 기업들은 주요 매입처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됐다. 국내 주요 전자·IT기업의 공급망 점검을 통해 이들의 사업전략과 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
LS일렉트릭은 과거 금성계전 시절부터 전기차단기 제조업체 '태인'을 주요 협력사로 두고 있다. 이곳의 창업자는 LS가(家)의 사위라는 독특한 관계로 엮여있다. 금성계전이 LG산전, LS산전, LS일렉트릭으로 바뀌는 37년 동안 태인과의 끈끈한 관계는 변함이 없었다.

태인 오너일가는 LS그룹의 지주회사인 ㈜LS의 주주로 등재돼 있는 등 지분관계도 갖고 있다. 혈연과 지분은 물론 사업적으로 중요한 협력사로 맺어져 탄탄한 공급망을 형성 중이다.

◇1987년 금성계전 시절부터 협력관계 지속

LS일렉트릭은 저압·고압기기와 계량기, 계전기, 배전반, 철도시스템 등 각종 전기제어 기기와 산업용 자동화기기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의 공급과 계통보호에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전력기기나 시스템, 태양광 발전시스템 구축, 철도분야의 전력 및 신호제어 시스템 등에 필요한 각종 전기기기들을 취급한다.

한국전력, 에너지 다소비 기업 등이 주 고객이다. 전력사업이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하는 메인 비즈니스다. 전력계통의 고장 발생시 신속하게 자동 차단하는 기중차단기(ACB, Air Circuit Breaker) 등 각종 차단기와 개폐기가 주력 제품이다.

*2022년도

이에 따라 주요 원재료는 아세이(Ass'y)라 불리는 각종 전기 부품류다. 이는 산업에서 조립된 해당부품 전체를 뜻하는 어셈블리(Assembly)라는 말에서 나왔다. 지난해 관련 부품 매입액은 1조921억원으로 전체 원재료 매입액의 90.8% 수준이다.

주요 매입처에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는 곳은 누전차단기와 배선용 차단기 등 일명 '두꺼비집'으로 알려진 전기회로 개폐, 보호장치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 태인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이인정 회장은 LS그룹 창업주역인 '태·평·두(구태회·구평회·구두회)' 삼형제의 맏형인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다.

태인은 1987년 7월 설립된 후 그 해 8월 금성계전에 저압단기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을 시작으로 LS일렉트릭과 거래를 텄다. 금성계전은 1995년에 금성기전과 함께 LG산전(현 LS일렉트릭)에 합병된 곳이다.

◇구자엽→구자균 회장 변경에도 사업관계 변함 없어

태인은 1991년 1월 금성사(현 LG전자) 협력회사 QC대상을 시작으로 △1996년 11월 LG산전 우수협력회사 현판을 받고 △2001년 LG산전 QCL 대상 △2008년 LS산전 베스트 협력사 부문 최우수상 △2012년 LS산전 OEM 주력거래선 선정 △2014년 LS산전 품질혁신부문 최우수상 △2015년 LS산전 베스트 협력사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LS일렉트릭의 주요 협력사로 자리매김했다.

37년 동안 금성계전이 LG산전, LS산전, LS일렉트릭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태인과의 관계는 변함이 없었다. 2016년부터 LS일렉트릭의 회장이 고 구태회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회장에서 고 구평회 회장의 삼남인 구자균 회장으로 바뀌었음에도 사돈지간인 이 회장과 손을 계속 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태인의 매출 가운데 LS일렉트릭 비중이 50%를 하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한때는 70%를 웃돈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인은 1992년부터 반도체 메모리 모듈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혀 SK하이닉스와 거래를 시작했다. 2014년 SK하이닉스 품질무사고 3000일을 달성하고 2018년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외주임가공 생산계약도 체결하며 주요 OEM으로 자리 잡았다.

태인은 현재 이 회장의 차남인 이상현 대표에게 경영승계 중이다. 지난해 말 LS그룹의 지주사인 ㈜LS의 주주명단을 보면 이인정 회장이 0.82%(26만3740주), 아내 구혜정 씨(구태회 명예회장 차녀)가 0.6%(19만2464주), 장남 이대현 씨와 차남 이상현 대표가 각각 0.05%(1만6150주), 손자 이윤결 씨가 0.04%(1만3100주)를 보유하는 등 지분 관계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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