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노상도 사외이사는 스마트팩토리 분야 전문가다. 현대차 등 유수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작년 LG이노텍의 이사회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인물로 지난 8개월간 자격검증의 시간을 거쳤다.
LG이노텍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노 이사를 정식 사외이사로 채택했다. 역점을 두고 있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 양산을 담당하는 구미2공장이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 이사의 자문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
◇사추위, 8개월 간 자격 검증의 시간 LG이노텍의 이사회 구성원은 19일 기준 정철동 대표를 필두로 김창태 전무(사내이사), 안준홍 기타비상무이사, 박상찬·이희정·노상도·박래수 사외이사 등 총 7명이다. 이 중 노상도·박래수 사외이사는 지난달 신규 등용됐다.
노 이사는 박 이사와는 달리 뉴 멤버는 아니다. 작년 8월부터 LG이노텍의 임기 1년 '일시 사외이사'로 활약했다. 작년 5월 새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에 따라 주영창 사외이사가 이탈하자 이사회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임시방편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일시 사외이사란 법원에서 지정한 인물이다. 상법에서는 기업이 사외이사나 감사위원 등 결원이 생겼을 때 법원에 일시 사외이사나 일시 감사위원 선임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일종의 '인사추천위원회 기능을 하는 셈이다. 사외이사 구인난이 심화된 가운데 당장 후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참작됐다.
빠른 시일 내에 정족 수를 충족시켜 공백을 메우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상법상 일반 상장사는 전체 이사 수의 4분의 1 이상,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전체 이사 수의 과반(최소 3인)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법적 인원수를 유지하려면 빠른 시일 내에 인력풀을 가동해야 하는데 최적의 인물을 구하는게 만만치 않기에 법원에 사외이사를 요청했다.
다른 사외이사들과 달리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추천을 거치지 않은 만큼 더 세밀한 자격검증 절차가 필요했다. 지난 8개월간 자격검증 과정을 거쳐 역량을 인정받고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식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조기양산' FC-BGA, 생산성 향상 박차 LG이노텍 이사회가 검증과정에서 가장 고려한 부분은 직무수행 적합성이다. 이사회는 "노 교수는 스마트공장 등 선진 공학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LG이노텍의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그의 경험과 식견이 LG이노텍의 포지션 확립과 전략 수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노 이사는 스마트팩토리 전문가로 불린다.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미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자문위원회 의장, BK21사업단 자율형 스마트공장 교육 연구단장 등을 맡고 있다. 성균관대 산업AI솔루션 연구센터장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도 평가된다.
LG이노텍이 구미2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인재라고 판단했다. LG이노텍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증설을 위해 작년 6월 LG전자로부터 해당 공장을 인수했다. FC-BGA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며 AI와 로봇, 무인화, 지능화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향후 AI가 불량품 검사, 무인운반차량(AGV)이 정확한 위치로 물건을 옮기는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작업자들은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도면을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전환 사업을 맡고 있는 LG CNS 5G 특화망 공장 내 설비를 무선 제어할 계획이다.
FC-BGA는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PC서버용 CPU, GPU, 통신기기, 전장용 SoC 등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FC-BGA는 수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LG이노텍은 FC-BGA의 조기 양산에 성공하고 제품 생산성을 향상시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FC-BGA를 빠르게 글로벌 1등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차량용 카메라·라이다·파워 모듈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 부품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채준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가 되면서 박래수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했다. 박 이사는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우리카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전 한국재무학회장, 한국산업은행 혁신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약한 바 있다. 경영 관련 전문 지식 위원으로서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이사 선임 배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