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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불황 극복의 한수

위메이드, 인력 더 늘려 '정면 돌파'

⑥직원수 2년간 340% 불어나, 장기적 경영 일환…신작 '나이트크로우' 기대감↑

황선중 기자  2023-04-10 17:19:18

편집자주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기존 성장공식을 뒤엎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반짝 실적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확실한 성장동력이었던 확률형 아이템은 규제의 올가미에 얽히고 있다. 게임사마다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채롭다. 튼튼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버티기'에 돌입하는 곳부터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정면돌파'하는 곳도 있다. 불황을 예견하지 못한 게임사엔 구조조정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있다. 호황기를 기다리는 국내 주요 게임사의 불황 극복 전략을 살펴본다.
위메이드의 불황 극복 전략은 올해 경영 키워드인 '안티프래질(Antifragile·깨지지 않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미래를 향한 핵심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적자 속에서도 인력을 절감하지 않고 오히려 더 충원한 점이 상징적이다.

◇2년 새 본사 직원수 107명에서 467명으로 '급증'

위메이드는 지난해 수익성(연결 기준) 측면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4634억원)이라는 업적을 달성하긴 했지만, 반대로 영업손실(849억원)이라는 '옥에 티'도 남겼다.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만큼 충격파는 더욱 컸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투자를 멈추지는 않았다. 수익성 부진 속에서도 긴축경영을 택하지 않고, 오히려 인력을 계속해서 늘렸다. 실제로 위메이드 본사 직원수(기간제근로자 제외)는 최근 10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는 107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에는 467명으로 늘었다. 2년 사이 340.5% 증가한 것이다.

수익성이 부진했던 지난해 인력 증가폭이 컸다는 점이 주목할 요인이다. 2021년 말까지직원수는 100명대였지만, 지난해 들어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400명대를 돌파했다.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까지 포함한다면 491명에 이른다. 올해는 500명대를 돌파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직원수가 가파르게 늘어난 만큼 인건비 역시 전년 대비 증가했다. 2021년에는 영업비용상 종업원급여(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주식보상비용)가 869억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2051억원으로 136% 늘어났다. 불황 타파를 명분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대비된다.

위메이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대내외적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투자를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당장은 재무적 불안을 겪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지난달 '주주와의 만남' 간담회에서 올해 목표 성과를 묻는 질의에 "보통 1년 단위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사업도 안 했고, 게임도 1년짜리로만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작 '나이트크로우' 기대감 커져…투자 수익까지 노려

시장의 관심은 위메이드가 뿌린 투자의 씨앗이 언제 결실을 맺느냐다. 당장은 본업인 게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오는 27일 모바일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이트크로우'를 선보일 예정이다. 만약 나이트크로우가 흥행할 경우 위메이드는 2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트크로우는 글로벌 출시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출시는 위메이드가 운영 중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플레이'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위믹스플레이에 합류하면 게임 내에서 암호화폐 '위믹스' 활용이 가능해진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까지 노릴 수 있는 셈이다.


그만큼 위메이드가 구축 중인 '위믹스 생태계' 역시 한층 탄탄해진다. 나이트크로우에서 사용되는 게임화폐를 위믹스로 전환하고, 위믹스를 다시 위메이드의 대표작 '미르4' 게임화폐로 전환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위메이드 게임 간 시너지가 커진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도 위믹스플레이에 추가 예정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나이트크로우 개발사인 '매드엔진'이다. 나이트크로우가 흥행하면 매드엔진 기업가치가 높아진다. 위메이드는 현재 매드엔진 지분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회계상 지분법 이익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폭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매드엔진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투자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위메이드의 지분투자 타율은 꽤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대한 투자다. 위메이드는 2018년 8월 약 50억원을 투자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8.3%(6만주)를 취득했는데,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발할라라이징'이 흥행하면서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뒀다.

구체적으로 위메이드는 지난해 6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주식 2만2209주(2.99%)를 처분해 1187억원을 거둬들였다. 현재 잔여 지분(4.23%)에 대한 장부가액은 1427억원에 달한다. 만약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향후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한다면 기대 투자수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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