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현금흐름 회복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올해 표면적인 영업손실은 대폭 개선하면서 적자 탈출이란 과제는 사실상 풀어냈지만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이 커지면서 쌓인 매출채권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는 방안이 현금흐름을 회복하는 열쇠일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수익성·현금흐름 '엇박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올해 우수한 영업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5470억원, 영업손실 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9%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무려 76.1% 개선됐다. 2022년부터 2년 넘게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마침내 끊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하지만 현금흐름은 다른 분위기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변화가 상징적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순유입(+) 849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엔 순유출(-) 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 과정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위메이드 입장에서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마당에 거액의 법인세(814억원)를 납부하고 차입금(102억원)과 리스부채(43억원)를 상환하고, 스톡옵션 현금보상(90억원)까지 지급하다 보니 현금성자산 감소는 피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331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104억원으로 36.5% 감소했다.
올해 위메이드의 투자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도 현금창출력 저하에 따른 나비효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순유출 395억원에서 올해 3분기 순유입 15억원으로 전환했다. 각종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투자한 현금보다 자산을 처분해 회수한 현금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올해 매출채권 급증 '눈길' 올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는데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한 배경에는 운전자본이 있다. 통상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당기순이익(당기순손실) △비현금항목 조정 △운전자본 변동이다. 위메이드 당기순손실은 올해 3분기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손실(200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당기순이익(당기순손실)에서 실제 현금 유입으로 이뤄지지 않은 수익은 빼고 현금 유출을 야기하지 않은 비용은 더하는 절차인 비현금항목 조정분은 올해 3분기 697억원으로 전년 동기(548억원)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올해 위메이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작년보다 나빠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운전자본이 변수였다. 현금의 유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산인 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로 대표되는 운전자본 변동분은 올해 3분기 마이너스(-)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502억원)보다 눈에 띄게 나빠졌다. 지난해에 비해 운전자본이 늘어나면서 현금 유출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뜻이다.
운전자본 중에서는 매출채권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매출채권(장기매출채권 포함) 규모는 지난해 말까지 966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348억원으로 39.5% 증가했다. 매출채권이 증가했다는 것은 위메이드가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아직 받지 못한 현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대표작 <나이트크로우>를 글로벌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채권이 쌓였다는 설명이다. 통상 게임사는 PG사(결제대행사)를 통해 게임 이용자가 결제한 대금을 확보하는데 이때 매출채권이 발생한다. 미리 잡아뒀던 매출채권을 하나둘 회수하면 현금흐름은 다시 좋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올해 <나이트크로우>를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매출채권을 미리 잡아둔 영향이 있었다"면서 "여기에 법인세 영향까지 일시적으로 겹치면서 현금흐름이 비교적 둔화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