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가가 신용등급 불일치(스플릿)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이번에 SK렌터카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 안정적'으로 조정하면서다. 이로써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이 동일한 등급을 부여했다.
30일 한국신용평가는 SK렌터카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0,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수시평가를 통해 기업어음(CP) 신용등급 역시 A2에서 A2+로 조정했다.
올해 1월 SK렌터카 공모 회사채 발행 당시만 해도 한국신용평가가 평정한 신용등급은 'A0, 긍정적'이었다. 2달여만에 등급이 재조정된 것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2년말까지의 재무상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등급 상향의 이유로 우선 국내 렌터카시장 내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SK렌터카의 최대주주인 SK네트웍스와의 렌터카사업 부문을 통합한 이후 시장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2018년말 9%였던 시장점유율은 2022년말 13.7%로 확대됐다. 현재 1위 사업자는 롯데렌탈(17%)이다.
또한 중고차 매각 이익률이 제고됐다는 점과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도 고려됐다. 2022년 SK렌터카의 영업수익은 1조2475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09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 23% 늘어났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인해 이자비용이 상승했지만 높은 수준의 중고차 매각이익률을 바탕으로 전기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212억원으로 2021년(246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그는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중고차 업황의 저하 가능성, 단기렌터카 가동률 축소 전망 등 수익성 저하 요인이 일부 있으나 장기렌탈 위주의 사업구조와 중고차 수출 확대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달구조의 안정성이 개선됐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회사채 등 차입부채 만기를 장기화하고 리스한도 규모를 확대하면서 유동성 차입비중을 축소시켰다. 2022년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 부채 비중은 29.7%로 2018년말 64.1%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번에 한국신용평가가 SK렌터카의 등급을 조정하면서 스플릿 해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0년 11월 국내 3대 신평사가 모두 등급 A0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했고 2022년 6월 한국기업평가가 가장 먼저 신용전망과 등급을 'A+,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아직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A0,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