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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블라인드펀드 줌인

IMM크레딧, 5300억 규모 KBE펀드 소진 속도

배터리·ESG 투자 열기에 펀딩 계획 초과 달성, 소진율 41.5% 기록

감병근 기자  2023-03-16 13:35:18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자회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이하 ICS)이 블라인드펀드 '코리아배터리앤이에스지(Korea Battery&ESG, KBE)사모투자합자회사' 소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E펀드는 작년 5300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치고 3곳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국내 배터리, 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후속 투자도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IMM PE는 2020년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로 자산 다각화를 위해 ICS를 설립했다. ICS는 첫 딜로 1조1000억원 규모의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인수를 성사시키며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ICS는 SK엔무브 딜을 종료한 2020년 7월 이후 곧바로 KBE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KBE펀드는 초기에 4000억원 규모로 계획됐다. 하지만 배터리와 ESG 관련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5300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됐다.

2021년 9월까지 50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모였고 작년 8월 외국계 투자자 한 곳이 막판 합류하면서 현재의 규모를 갖췄다. 앵커 출자자(LP)는 1500억원을 투자한 LG화학이 맡았다. 이밖에 신한은행, KB증권, 한국자산관리공사, 신협, MG새마을금고, 흥국생명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KBE펀드는 현재까지 3곳의 기업에 투자했다. 확정된 총 투자 규모는 2200억원으로 소진율은 41.5% 수준이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

첫 투자처는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제조하는 엘앤에프다. ICS는 2021년 10월 엘앤에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엘앤에프가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2000년 설립된 엘앤에프는 코스닥 상장사로 양극재로 쓰이는 양극활물질 및 관련 소재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 달에는 테슬라에 양극재를 직접 납품하기로 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ICS는 엘앤에프 투자와 거의 동시에 음극제 제조업체 대주전자재료에도 8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이 투자도 엘앤에프 때와 동일하게 ICS가 SPC를 세워 대주전자재료가 발행한 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주전자재료는 국내 최대 실리콘 음극재 제조업체다.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로 포르쉐 전기차에서 첫 상용화가 이뤄진 이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당시 포르쉐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했고, 대주전자재료는 이 배터리에 들어간 실리콘 음극재를 만들었다. 대주전자재료는 ICS 투자 이후 증설을 지속하며 생산능력을 확대 중이다.

KBE펀드의 세 번째 투자 타깃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 대명에너지가 낙점됐다. 대명에너지가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이를 ICS가 KBE펀드를 통해 인수한다. 대명에너지 이사회를 통해 CB, BW 발행이 확정됐고 납입은 내달 5일로 예정됐다.

ICS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영위하는 대명에너지의 견조한 성장세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명에너지는 이번 투자금을 해상풍력 사업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ICS는 KBE펀드의 네 번째 투자처도 물색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ESG 관련 분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다음 투자처 역시 이른 시일 안에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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