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여파에 올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엘앤에프가 재무구조 훼손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부채규모를 감축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자본총계 유출 속도가 더 빠른 모습이다. 올 3분기 엘앤에프의 레버리지 지표는 지난 분기보다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 분기 최대치 기록하는 레버리지 지표 엘앤에프의 올 3분기 부채비율은 255%로 나타났다. 직전분기인 지난 2분기 대비 수치가 11%포인트(p) 올랐다. 회사 차원에서 부채규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상황이었다.
엘앤에프의 올 3분기 부채규모는 2023년 이후 가장 적다. 올 3분기 엘앤에프의 부채총계는 총 2조1575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 약 4%의 부채감축에 성공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매입채무 감소로 부채총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채총계보다 자본총계의 감소 속도가 더 빨랐다. 엘앤에프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매분기 줄어드는 모습이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엘앤에프는 자본총계 '1조원'선을 지킬 수 있었지만, 적자가 이어지며 올들어 자본총계가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 3분기 엘앤에프의 자본총계는 845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9.5% 줄어들었다.
엘앤에프의 부채총계는 올 1분기 2조4045억원, 2분기 2조2505억원, 3분기 2조1575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부채비율은 231.2%, 244.3%, 25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감소가 차입금의존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엘앤에프의 총차입금은 1조3370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총차입금(1조3350억원)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33.5%에서 올 3분기 45%로 11.5%p 상승했다. 자본총계가 줄어들며 차입금의존도의 분모가 되는 자산총계가 함께 줄어든 탓이다.
지속되는 영업적자로 인한 자본감소로 엘앤에프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올들어 매 분기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운전자본 관리, 현금흐름 경영 증권가에서는 내년 엘앤에프의 연간 실적 기준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당장 흑자전환은 불가능해보인다. 4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반등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4분기 출하량 개선이 전망되기는 하나 재고평가 손실이 반영돼 적자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환경으로 인한 적자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재무구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흐름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엘앤에프의 전략이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매입을 최소화하고 채권회수에 더 신경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도 운전자본관리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엘앤에프의 상반기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마이너스(-) 2708억원이었다. 여기에 4251억원 규모의 운전자본투자 조정을 통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154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매출채권 회수와 재고소진 등 운전자본투자를 위한 노력이 결과로 나타났다. 또 올들어 CAPEX 규모를 크게 줄이며 지출 관리에도 나선 상태다. 올 상반기 엘앤에프의 CAPEX는 12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