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대 최대 경영 성과를 올리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두둑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김동중 CFO 상여금은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투자재원 조달과 사업 영역 확장 등에서 기여도를 인정 받은 모습이다. 올해도 수익성 지표 개선 추세를 유지하면서 사업 마일스톤을 달성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동중 부사장, 3년 연속 보수 5억 초과
김동중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8년째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2014년 12월 경영지원실장(상무)로 합류해 줄곧 CFO 역할을 도맡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의 보수 총액은 8억원을 기록했다. 등기임원의 의무공시 한도인 연간 보수 5억원은 3년 연속 초과하고 있다.
지난해 김 부사장이 수령한 총 보수에서 상여금(4억원) 비중은 절반을 초과한다. 직전 사업연도에 지급받은 상여금 약 3억원과 비교해 33%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목표·성과·장기성과 등 세 가지로 분류한 상태다. 목표 인센티브는 부서별 성과 도출 여부에 따라 월 급여의 최대 200%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부분에서 김 부사장은 후한 점수를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 그는 CFO로서 지난해 3조2008억원에 달하는 대형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발행했지만 증자 이후에도 주가는 이전과 비슷한 80만원 선에서 형성돼 기업가치에 부담을 안기지 않았다. 시장 참여자에게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투자 재원은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우선 유동성을 활용해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형태로 설립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기존에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0%-1'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23억달러(당시 2조7655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생산 캐파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설투자에도 자금은 투입됐다. 지난해 제2바이오 캠퍼스 구축을 위한 부지를 4260억원에 매입한 상태다.
사업 확장은 물론 본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도 순항했다. 김 부사장은 성과 인센티브 기준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손익 목표를 초과할 경우 이익의 20%에 대해서는 일부 과실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익 목표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체적인 수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작년에 최대 경영 실적을 올린 만큼 김 부사장도 성과를 인정 받았을 전망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어선 지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운영 효율 극대화와 함께 긍정적 환율에 힘입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6868억원을 달성했다.
◇수익 평가 지표도 개선, 신사업 성과 '주목'
영업수익성이 높아지면서 김 부사장이 장기성과로 평가 받는 수익성 지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대표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수익률 등이 꼽힌다. ROE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11.42%로 두 자릿수 구간에 진입했다. 100억원의 자본을 투자을 때 11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직전 사업연도 8%와 비교해 3%포인트 상향됐다.
주당순이익도 3년 연속 상승세다. 2020년 별도기준 주당순이익은 3793원에서 지난해 9847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3조원대 유상증자로 발행주식수가 전년 대비 7%가량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덩달아 개선되면서 주당순이익도 함께 상승했다.
김 부사장은 앞서 2017~2018년에도 5억원 이상 보수 수령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9년 한 해는 제외됐다. 그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당 순이익은 2018년 대비 하락한 상태였다.
앞으로도 김 부사장은 사업 목표를 달성하면서 주가의 성장을 이끌지 주목된다. 우선 외부 조달 없이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자금 안에서 예정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작년 말 별도 기준 보유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9268억원이다.
올해는 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에서 CMO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CMO와 연계하는 위탁개발(CDO)에서도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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