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사내 이사진에 최대주주 OCI 측 인사가 바뀐다. 기존 OCI 미등기임원이자 CSO(부사장)로 재직 중인 OCI 측 사내이사 한 명이 내려오고 신규 선임을 앞둔 서진석 사내이사가 이사외 멤버로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서진석 사내이사는 올해부터 OCI 고문으로 재직중이고 오는 주주총회를 통해 OCI 사외이사를 겸직할 예정이다. EY한영 부회장 출신으로 IPO와 감사 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재무전문가인 만큼 OCI와 부광약품의 바이오 신성장동력 발굴을 염두에 둔 경영 전략에 대한 자문역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Y한영 총괄대표·부회장 출신 전문가 이사회 멤버로… 경영 전반 무게감 확보부광약품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진석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회부하고 표결에 부친다. 서진석 신임 사내이사는 EY한영 총괄대표이사 및 아시아퍼시픽 디렉터를 역임한 재무 및 컨설팅 전문가다. 직전 3년 간은 EY한영 부회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인 OCI 고문으로 재직을 시작했다.
서 신임 사내이사는 1990년 EY한영에 입사해 감사, 재무자문,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와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EY한영에서 감사본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조직 쇄신과 기업의 글로벌 역량 제고를 이끈 점을 인정받아 내부 승진을 거쳐 대표를 역임한 인사다.
서 신임 사내이사는 2015년부터 5년 간 EY한영 총괄대표로 재직하면서 감사 시장의 전반적 침체 속에서도 회사의 고속 성장을 이끈 인사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과의 네트워크와 다방면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EY한영의 밸류업을 이끈 만큼 부광약품 경영 전반에도 무게감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대표가 취임한 후 EY한영은 매년 두 자릿수 대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 회계연도(2018년 4월 2019년 3월) 매출은 4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EY한영의 연간 매출이 4000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내부 이사진 변동과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도 "주주총회 결의를 통과하면 서진석 OCI 고문이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것은 맞으며 별도 이사 총수 변경을 비롯한 정관 변경은 없다"고 설명했다.
◇2대2 동수 균형감 유지… 부광약품 업력, 오너 네트워크 활용한 사업 확장 지속작년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에 오른 OCI는 오너일가인 이우현 부회장과 그의 매제 김성준 부사장을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부광약품의 유희원 대표이사 사장과 김선호 생산본부 부사장은 자리를 유지했지만 기존 부광약품 오너인 김상훈 사장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사내이사에서 내려왔다.
다만 김 사장은 이후에도 미등기임원(사장 및 고문 역할)으로서 경영자문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OCI는 부광약품 M&A 이후 김 사장과 긴밀하게 소통해 왔다는 뜻이다. 이사회에도 부광 측 인사를 지속적으로 배치하면서 균형감을 유지해 왔다.
OCI가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제반 기반을 닦아야 하는 초기 단계인 점도 이같은 이사회 전열을 가능케 한 모습이다. 이번 서 신임 사내이사를 배치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무게감은 높이지만, 여전히 부광약품 측 인사를 이사진에 배치하면서 양사 협업 기조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우호 관계는 2018년 합작투자사(JV)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한 점으로도 미루어 알 수 있다. 합작사 설립 과정에서 부광약품은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151만786주 전량(지분율 3.1%)을 OCI에 블록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밖에 OCI는 그간 부광약품 인수 전에도 부광약품의 자기주식을 사들이면서 오너일가의 우호세력을 자처하기도 했다"며 "OCI 측에선 부광약품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이사회 내 형성된 2대2 전열과 균형감을 유지를 비롯한 제반 행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