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Change

'자본잠식 늪' 티웨이항공, 재무조직 힘 싣는다

재무본부 신설 이후 3년만에 CFO 사내이사 합류…부분 자본잠식률 33%

고진영 기자  2023-03-08 13:08:16
3년 전 재무본부를 신설한 티웨이항공이 재무라인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창희 상무가 사내이사에 합류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설립 이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던 해가 한 손에 꼽히는 만큼 재무안정성 확보가 급선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정창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할 계획이다. 최종 임명은 주총을 거쳐 확정된다. 정 상무가 사내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CFO를 맡고 약 3년 만의 일이다.

과거 티웨이항공은 경영본부 아래 하나의 팀으로만 재무조직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 9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재무팀을 분리하고 재무본부로 격상했다. 2018년 8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만큼 회계, 자금조달 등 재무업무와 관련해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개편과 함께 김형이 경영본부장이 겸하고 있던 CFO 타이틀도 재무본부장에게 넘어갔다. 이때 초대 재무본부장으로 발탁된 인물이 정창희 상무다. 정 상무는 1970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이다. 삼일회계법인, 대성회계법인을 거쳐 2018년 11월 티웨이항공으로 이동했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보수적인 재무기조를 고수하던 기업이다. 새로운 리스회계기준 도입 전에는 영업 기반인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금융리스를 이용하는 대신 운용리스로 도입해 외부차입을 최소화했다. 정 상무가 부임한 뒤로도 코로나19, ‘보이콧 재팬’ 등의 여파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으면서 한동안은 별다른 자금조달 이벤트가 없었다.

그러다 현금이 바닥나 유동성 확보가 절실해지자 2020년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실패로 끝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668억원을 조달했고, 2021년 4월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서 제3자배정 유증 형태로 800억원을 끌어오면서 실패를 만회했다. 2022년 4월에도 1210억원 규모의 유증이 이어졌고 이중 214억원은 JKL파트너스가 추가로 수혈해줬다. 정 상무가 CFO를 맡은 이후 유증을 3번이나 진행한 셈이다.

다만 계속된 자본확충에도 아직 자본잠식은 탈출하지 못했다. 티웨이항공은 2005년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으로 설립됐다. 2006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2달 동안 운항을 급작스럽게 중단했고 2009년에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0년 4월 기업회생절차 종료와 함께 티웨이항공으로 사명을 바꾸고 영업을 재개한 뒤에도 자본잠식은 벗어나지 못했다. 2017년 잠시 자본잠식을 빠져나오기도 했으나 5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1년 다시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갔다.


지난해 하반기 유증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것도 그래서다. 2022년 3분기 말 티웨이항공은 별도 기준 자본금 961억원, 자본총계 318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률이 66.9%에 달하던 상태였다. 그러나 4분기에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환율 효과로 순이익을 내면서 자본잠식률을 32.9%까지 낮췄다. 덕분에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기준 중 하나인 ‘연말 사업보고서 기준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급한 불은 껐으나 영업흑자 전환은 이루지 못한 만큼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 순이익 기조가 이어지지 못하면 정 상무가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서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티웨이항공은 여객 수요가 회복세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2022년 4분기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운향편수는 약 43% 개선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