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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제국 채권' 꺼낸 로스차일드, 국내 기관 사로잡나

이달 고위관계자 방한 마케팅 '분주', 작년 말 국내 행사도 개최

김경태 기자  2023-03-07 14:31:19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금융재벌 로스차일드(Rothschild)가 한국 기관투자가와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11월 국내 출자자(LP)를 대상으로 한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달에도 고위 임원들이 방한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로스차일드 가문의 운용사인 로스차일드앤코(Rothschild & Co)의 고위관계자 2명이 방한했다. 세컨더리(Secondary) 투자를 담당하는 미레유 클리팅(Mireille Klitting) 대표, 벤자민 브레아르(Benjamin Bréard) 매니징디렉터가 한국 LP들과 만났다.

다음 주에도 로스차일드앤코의 고위관계자가 한국을 찾는다. 직접대출(Direct Lending)을 맡는 마틴 훅(Martin Hook) 대표가 이틀간 국내 LP들을 접촉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약 10곳의 국내 기관 대체투자 담당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방한하는 로스차일드앤코 관계자들 모두 국내에서 펀드레이징(자금조달)을 위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주 방한하는 마틴 훅 대표가 담당하는 직접대출 부문은 최근 4호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가 한국 LP와 미팅을 갖는 것도 4호 펀드에 관한 마케팅이 주요 목적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LP를 만난 미레유 클리팅 대표는 로스차일드 종합금융(Merchant Banking) 부문이 유럽에 투자하는 '파소(FASO) 6호 펀드'와 관련된 설명을 했다.


로스차일드앤코 고위관계자들이 국내 LP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미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NH금융그룹 계열사 등이 5개 안팎의 국내 LP로부터 출자를 받은 적이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쩍 한국 LP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중순에는 서울에서 다수의 국내 LP들이 참석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미레유 클리팅 대표, 마틴 훅 대표 모두 이 행사에 참여했다.

로스차일드앤코는 행사에서 유럽의 세컨더리와 직접대출 시장 전망과 전략 등에 관해 설명했다. 로스차일드앤코가 한국 LP의 투자 수익 창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설명했다.

IB업계에 따르면 로스차일드앤코는 다른 투자사보다 압도적인 역사를 가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LP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독일계 유대인 가문으로 유럽 최대 금융재벌이다. 유럽 왕실의 금고 관리뿐 아니라 유럽 각지에 은행을 설립하며 금융산업을 선도했다. 로스차일드앤코는 1811년 설립돼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작년 3월 기준 전 세계에 3800여명의 임직원들이 재직 중이라 설명했다.

행사에서 로스차일드앤코의 역사가 얼마나 긴지 체감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로스차일드앤코는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기에 발행한 채권을 보여줬고 수익률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또 로스차일드 가문의 와인을 테이스팅할 수 있는 세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최상위 와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내 메독 지역의 1등급 와인 샤또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와 샤또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 Rothschild)가 로스차일드 가문 소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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