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이하 공무원연금)이 작년 대체투자 부문에서 선전을 기반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자금운용단장(CIO)이 교체됐지만 대체투자부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등 조직 안정화를 꾀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무원연금은 올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배분에 나서는 등 투자 성과를 이어갈 방침이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지난달 중순 작년 자금운용에 대한 가결산을 진행했다. 대체투자 부문의 수익률은 약 10.5%를 기록, 전체 수익률이 벤치마크(BM)를 상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B업계에서는 공무원연금이 지난해 자금운용부서의 리더십 교체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서원주 전 단장(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가 만료되자 작년 7월 백주현 단장을 신규 선임했다.
백 단장이 취임한 시기는 이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었다. 미 연준(Fed)이 작년 5월 빅스텝(Big step)을 밟은 후 기준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했다. 국내에 유사한 기관투자가 중 가장 좋지 않은 시점에 CIO로 취임한 셈이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벤치마크를 넘어서며 시장의 우려를 보란 듯이 극복했다.
공무원연금에 밝은 고위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의 작년 성과는 유사 연기금과 비교해봐도 양호한 수준으로 안다"며 "작년 한 해 동안의 위기 대응 방식과 전통(주식·채권)은 줄이고 대체는 늘리는 자산배분의 차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데 선봉에 선 대체투자 조직의 안정을 추진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무원연금 대체투자부는 노승환 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삼성증권 대체투자팀, DB손해보험 기업금융·일반계정운용본부 등을 거친 전문가다. 2019년 9월 공무원연금 대체투자부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었다.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공무원연금은 작년 7월경부터 임기 연장을 위한 내부 절차가 진행됐다.
노 부장 취임 이후 2019~2021년 대체투자 부문의 평잔 수익률은 8.3%, 7.3%, 18.5%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임기 연장 절차는 무리 없이 이뤄졌다. 작년 7월 공무원연금에 합류한 백 단장 역시 결재 과정에서 노 부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무원연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체투자부의 올 벤치마크는 7~8%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내면서 내부에서도 대체투자부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체투자부에서는 올해도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되리라 전망하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환율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변수로 지목된다.
특히 환율은 현재보다 내려가는 경우 공무원연금 대체투자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사모투자(PE) 부문에서 환 오픈을 하고 있으며 비중은 20% 정도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 14일 1442.5원을 기록한 뒤 점차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12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