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인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과기공)가 경찰공제회 자금운용책임자(CIO)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유사한 성격을 지닌 공제회를 이끌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 CIO인 한종석 금융이사는 작년 12월경부터 과기공의 자산운용전략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 이사는 과기공의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위원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금, 공제회는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부서 외에 복수의 위원회를 두고 투자, 관리 의사결정을 한다. 과기공은 자산운용전략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자산운용위원회는 투자심의위원회보다 큰 그림을 담당한다.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 수립, 향후 투자정책 방향, 자산군의 분류 및 조정 등을 결정한다.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외부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한 이사 역시 외부위원으로 초빙됐다.
국내 LP 관계자에 따르면 공제회의 CIO가 다른 기관투자가의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은 아니지만 사례가 없지는 않다. 과거 경찰공제회의 전략위원회에도 다른 공제회의 CIO가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과기공이 한 이사의 경륜과 자산운용 전문성을 높게 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이사는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메리츠자산운용 CIO, 케이핀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거쳐 2021년 10월 경찰공제회 CIO로 취임했다.
그가 취임한 뒤 경찰공제회는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거뒀다. 공제회에 중요한 지급준비율은 매해 100%를 상회했다. 자산운용 수익률은 5%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IB업계에 따르면 특히 경찰공제회는 작년에도 눈에 띄는 자산운용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시장 환경이 악화했지만 벤치마크(BM)를 상회했으며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고전한 주식운용에서도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과기공 역시 수익률 방어와 내부 자금 미스매칭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IO는 작년 5월 선임된 박양래 자산운용본부장이다. 유사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갖춘 다른 공제회 CIO와의 소통을 통해 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