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배당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쟁사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전환으로 지급여력 관련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당 재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IFRS17 도입 대비 등을 이유로 잠시 배당금 '0원' 기조를 유지했다. 자본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년 회계연도 기준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주당 100원 이상 현금배당을 해왔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주당 3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킥스비율 증가 전망…주주배당 여력 늘어지난 22일 한화생명 컨퍼런스 콜에는 정영호 성장경영추진실장, 윤종국 기획관리팀장, 김동희 재정팀장, 김준일 계리팀장, 김정수 영업추진팀장, 박수원 리스크관리팀장 등이 참여했다. 신임 CFO인 임석현 전무는 이번 IR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를 파악하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컨퍼런스 콜 Q&A에는 약 17개의 질문이 나왔다. CSM, 예실차, 해외 사업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의 응답이 이뤄졌다. 이 중 질문 비중이 높았던 주제는 배당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구 제도와 비교했을 때 안정성이 올라간 신지급여력 제도와 더불어 잉여금 세법도 확정이 된 만큼 확보 가능한 배당 가능 이익과 배당 정책과 관련해 언급해 달라"고 말했다.
윤종국 기획관리팀장은 "구 제도는 자산만 시가평가하는 제도였기 때문에 RBC비율과 자본이 감소해 주주 배당 여력에 일부 제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2023년 신 제도 도입 이후 금리 상승과 더불어 부채 시가평가까지 도입이 되면서 자본과 킥스비율 역시 과거 대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주주 배당 여력도 충분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지금 현재 판단하고 있다"며 "과거에 다소 경쟁사 대비 조금 떨어졌던 배당 성향을 경쟁사 수준까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의 경우 IFRS17 기준 2022년 말 자본은 15~16조원 수준이다. IFRS4 기준으로는 6조3000억원 정도에 그친다. K-ICS 기준 가용자본 역시 약 23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중장기 계획, 경쟁사 배당 수준 적극 검토배당가능 이익에 규모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앞서 배당 질문을 언급하며 "한화생명의 배당 가능 이익이 IFRS17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당 가능 이익의 규모는 어느정도 수준이며 더불어 기술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어떻게 발생될 수 있냐"고 질문했다.
김동희 재정팀장은 "2023년도에는 IFRS17 도입으로 2021년 적립한 재무건전성 준비금이 1조원 정도 환입이 된다"며 "이익잉여금 증가 효과 등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많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답변 이후 이례적으로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배당 가능 이익을 주주에게 실제로 환원하는 과정에 있어 규제 차원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답변이 요구됐다.
윤종국 기획관리팀장은 "주주 배당을 위해서는 건전성 비율이 100%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며 "킥스비율이 충분히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규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180% 이상의 킥스비율 충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배당 수준은 언급되지 않았다. 3~5년 정도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목표로 하는 최소 배당 수준과, 배당 정책 결정에 있어 배당 성향 위주와 우상향 위주의 주당배당금(DPS) 중 어느 것을 우선해 고려하고 있냐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동희 재정팀장은 "중장기 계획은 현재 정해진 바 없다"며 "주주 친화적인 상응 정책을 제공하고, 신제도 아래 한화생명의 실적을 검토해 경쟁사 배당 수준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