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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JB금융, 자본배치 전략 '지속 가능성' 얼라인과 이견

②"RWA 7~8% 성장 기반 환원 확대" vs "성장 목표 낮추고 환원책 구체화"

최필우 기자  2023-02-20 10:01:18

편집자주

국내 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금융그룹도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의 저평가 원인을 부족한 주주환원에서 찾고 실적발표회(IR) 시즌 일제히 주주 요구에 화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환원 수준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의 주주 프렌드십을 점검하고 사별 특징을 분석했다.
JB금융의 고속 성장 동력인 자본배치 전략이 예기치 못한 반대에 부딪혔다. 경영진은 위험가중자산(RWA) 질적 성장으로 고마진을 추구해 주주환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는 기존 전략을 지속하면 주주환원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고 주주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입장을 최근 밝혔다.

양측의 주장은 RWA 성장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놓고 엇갈린다. 경영진은 향후 3년간 성장세를 유지해 흔들림 없는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목표다. 얼라인은 대출 성장 목표치를 낮추고 주주환원책을 구체화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얼라인이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양측의 논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얼라인은 주주서한을 통해 보통주자본(CET1)비율 구간별 주주환원율을 제시하고 자사주 소각 필요성을 주장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대응 방식에 따라 주주총회 표대결도 가능한 양상이다.

◇경영진 "수익성 뒷받침, 주주환원 모수 순이익 급증"

JB금융은 RWA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 취임 첫해인 2019년 29조8108억원으로 9590억원(3.3%) 증가했다. 2020년에는 1조4632억원(4.9%), 2021년에는 2조4814억원(7.9%) 증가해 증가폭이 커지고 증가율도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32조5444억원으로 1조2110원(3.6%) 감소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2분기 내부등급법 도입에 영향을 받은 수치다. 내부등급법은 금융사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해 RWA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감독 당국의 표준등급법을 쓸 때보다 RWA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JB금융은 지난해에도 7~8% 수준의 RWA 성장을 목표로 삼았었다.


JB금융이 RWA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건 후발 금융그룹으로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전북은행을 모태로 하는 JB금융은 2013년 지주사 체체로 전환했고 이듬해 광주은행을 인수했으나 외형 측면에서 열위에 있었다. 대출 성장 속도를 높야 시장 지배력을 완전히 뺏기기 전에 타 금융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RWA 규모를 키우면서 수익성도 개선하는 저력을 보였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은 2019년 1.24%, 2020년 1.28%, 2021년 1.62%, 2022년 1.86%로 매년 높아졌다. 통상 금융그룹 RWA가 커질 수록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고집스럽게 경쟁 우위를 가진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영업 전략을 밀어 붙인 결과다.

JB금융은 수익성 위주의 내실 성장이 CET1비율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김 회장 취임 후 주가 흐름을 제시했다. 2019년 3월 말에서 지난해 말까지 JB금융지주 주가 변동률은 41.9%다. -16.2~15.9% 구간에 있는 타 금지주를 압도한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 주주환원율을 공개하진 않았다.

◇얼라인 "5년 후 주주환원율 30% 불과…자사주 소각해야"

얼라인은 자본배치 전략에 대해 JB금융 경영진과 정반대 시각을 갖고 있다. RWA가 연 7~8% 수준으로 성장한다고 해도 향후 5년 간 총주주환원율이 30% 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RWA 질적 성장 전략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만큼 목표 성장률을 낮추고 주주환원에 쓸 재원을 늘리는 자본배치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영진의 주주환원 정책에 예측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CET1비율 구간별로 목표 주주환원율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CET1비율이 13%를 넘을 경우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0.5%를 넘기면 30% 이상, 11%를 넘기는 35% 이상, 12%를 넘기면 40% 이상의 주주환원율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최근 확정된 배당에 더해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것을 얼라인은 요구했다. JB금융이 확정한 배당 성향 27%에 자사주 소각률 3%를 더해 30%의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소각률 3%를 기록하려면 18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필요하다.

얼라인의 요구에 따라 JB금융 자본배치 전략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라인은 JB금융 지분 14.04%를 보유해 1대 주주 삼양사(14.61%, 특수관계인 포함)와 근소한 차이로 2대 주주다. 지분만 놓고 보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삼양사와 현 경영진, 이사회가 기존 전략을 견지하면 주주제안에 따른 주총 표대결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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