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이 지방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계열사 충당금 적립 이슈가 있었던 DGB금융보다도 낮은 수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주가 부진으로 시가배당률이 상승했으나 기존 주주들이 만족할 지표는 아니라는 평이다.
BNK금융은 자사주 매입으로 타 지방금융과 격차를 없앤다는 방침이지만 소각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이겠다고 했으나 보통주자본(CET1)비율 기준은 아직 없다. 신임 회장 취임 후에야 환원책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시가배당률 '8.6%' 주가 부진 따른 '착시효과'
BNK금융은 지난해 배당 성향 25%를 기록했다. 배당 성향은 2021년 23%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오른 데 이어 2년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순이익이 매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른 지방금융과 비교했을 때 25%는 주주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DGB금융과 JB금융은 27%를 기록했다. JB금융의 경우 수년째 가파른 순이익 상승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DGB금융은 계열사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순이익이 늘어난 BNK금융이 역성장한 DGB금융보다 낮은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정한 셈이다.
BNK금융 CET1비율은 DGB금융과 JB금융과 큰 차이가 없다. BNK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11.21%다. DGB금융은 11.25%, JB금융은 11.41%로 BNK금융보다 각각 4bp, 20bp 높다. 주주환원에 필요한 기초 체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아직 적극적인 환원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BNK금융은 경영실적 자료에 시가배당률을 적시하며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시가배당률은 지난해 말 8.6%로 1년 사이 2.3%포인트 높아졌다. 시가배당률은 해당 시점의 주가에 투자했을 때 배당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률을 뜻한다. 8.6%는 최근 예적금 금리의 약 2배 수준이다.
하지만 BNK금융 시가배당률은 주가 저평가로 인해 높아진 측면이 있다. BNK금융지주 주가는 주가조작 사태로 홍역을 치른 2017년 때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배당률도 높아진 것이다. 획기적인 주주환원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주가 부진 흐름을 탈출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초과자본 환원 기준 미공개…'160억' 자사주 매입, 소각 이어질까
BNK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주주환원율 인상 기준이 되는 CET1비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타 금융지주의 경우 12~13.5% 수준의 CET1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초과 자본을 주주 환원에 쓴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올해는 16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160억원은 순이익의 2% 수준이다. 25%의 배당 성향에 자사주 소각률 2%가 더해지면 총주주환원율 27%가 된다. 사후적으로라도 자사주 정책을 적용해 DGB금융, JB금융과 같은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 부양 효과는 반감된다.
BNK금융은 회장 부재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주주환원책 구체화와 소각 결정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내정자가 취임하고 재무라인을 재정비한 뒤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다는 구상이다. 오는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관련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