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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높은 시장가치 상응하는 주주정책 개선 첫발

①시총 2위 기업 불구 배당정책 미수립 등 부족한 주주정책 고심

김동현 기자  2023-02-16 16:48:1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불렸던 LG에너지솔루션이 유가증권 시장에 이름을 올린 지 1년이 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주 발행을 통해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손에 쥐었고 상장 당일 단번에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올라가는 등 기록을 세웠다.

시장에선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뒤에는 늘 부족한 친화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뒤따라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인 배당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실시계획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상장 1주년을 맞은 시점을 기점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며 주주정책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오버행 이슈 지운 시장 기대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월27일 상장하며 시가총액 118조원을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상장 첫날 시총 2위로 직행한 사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시장 데뷔로 당시 LG그룹 시총도 120조원대에서 230조원대로 늘며 2위로 올라섰다. 상장 당일 주식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거래대금만 8조원 규모로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거래대금 1조5900억원을 압도하는 기록도 세웠다.

코스피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오른 것은 아니다. 상장 이후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반복되는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등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1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에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사진=네이버증권)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비가 급등하며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상장 당일 50만5000원에서 지난해 7월 초 35만원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저점을 찍은 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연말까지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렸다.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가 지난해 8월 발효되며 현지 시장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해 11월 60만원선을 돌파하며 글로벌 1위 사업자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초 우리사주 물량(792만주, 대주주 지분 등 제외한 유통물량의 23% 규모)의 보호예수가 해제 우려가 나오며 약세를 보였지만 직원들이 주식 매도보다 보유를 택하며 오버행 이슈까지 털어냈다. 내부 직원들까지 회사의 성장성에 신뢰를 보낸 것이다.


◇LG화학 1인 주주 아니다...주주정책 준비할까

성장성에 방점을 둔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주주 정책에 있어서 소극적이라는 꼬리표는 경영진에게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배당이 주주친화 정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직 중장기 계획 정도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장 후 일반 주주가 참여하는 첫 정기 주주총회가 될 올해 주총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총의 경우 2021년 12월 말 기준 모회사인 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나 전자투표 실시 등 주요 주주 정책을 준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를 보면 주주에게 최대한 정보를 공개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주주 정책의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가 회사 정보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인 IR 자료와 컨퍼런스콜 녹음본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애널리스트와의 일문일답도 공개하고 있다. 컨퍼런스콜 자체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행사가 끝나면 공개하지 않는 기업들이 여럿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주주가 참여하는 첫 주총에 앞서 전자투표제 도입도 확정했다. 전자투표는 주주 의결권 행사를 보장하는 장치 가운데 하나로 기업지배구조 주주 관련 지표다. 더이상 LG화학 1인 주주가 아닌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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