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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주 프렌드십 점검

'시총 1위' KB금융, TSR은 4대 금융 '꼴찌'

②자사주 소각 불구 '-6.96%'…'분기별 소각·균등배당' 대안

최필우 기자  2023-02-13 14:51:18

편집자주

국내 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금융그룹도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의 저평가 원인을 부족한 주주환원에서 찾고 실적발표회(IR) 시즌 일제히 주주 요구에 화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환원 수준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의 주주 프렌드십을 점검하고 사별 특징을 분석했다.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KB금융이 지난해 총주주수익률(TSR)에선 4대 금융지주 꼴찌에 머물렀다. TSR은 한해 주가 등락과 배당이 모두 감안돼 주주가 기록한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분기별 자사주 소각, 균등배당 등으로 시총 1위에 걸맞은 TSR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 안한 '우리금융' 보다 낮은 수준

13일 THE CFO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TSR 마이너스(-) 6.96%를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7.2%, 신한금융은 0.04%, 우리금융은 -0.94%다.

TSR은 기말 주가에서 기초 주가를 차감하고 주당 배당금을 더한 금액을 기초주가로 나눈 비율이다. 총주주환원율이 회사 입장에서 결정한 배당 성향과 자사주 소각률을 반영한다면 TSR은 주주의 실질 수익률을 보여준다. 금융지주는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TSR을 CEO 성과평가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KB금융은 금융권 최고 수준의 배당을 지급하고도 부진한 TSR 성적표를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순이익을 바탕으로 확정한 배당 규모는 총 1조1494억원이다. 주당 배당금은 2950원, 배당 성향은 26%다.

주가 부양 동력으로 작용하는 자사주 소각도 소용이 없었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마찬가지로 연 3000억원 규모로 소각한 신한금융과 함께 금융권 최대 규모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도 불구 신한금융(0.04%)은 물론 별다른 자사주 정책이 없었던 우리금융(-0.94%)보다 낮은 TSR을 기록한 것이다.

KB금융 TSR은 다소 들쭉날쭉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THE CFO에 따르면 KB금융 TSR은 2019년 9.38%, 2020년 -2.96%, 2021년 36.9%다. 2021년 TSR이 높아 지난해 최하위로 내려갔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기간 43.01%였던 우리금융보다 낮고 34.98%를 기록한 하나금융보다 약 2%포인트 높은 수치다.

◇환원책보다 국내 지수에 연동…시장 눈높이 충족 '아직'

주주환원책이 시총 1위 금융주에 걸맞은 수준이 아니라는 시장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1000억원 규모로 금융권 최초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으나 그해 TSR은 신한금융(16.62%), 하나금융(9.54%)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역대 최대 배당과 주주환원에도 별 효과가 없었다. TSR이 주주환원책보단 국내 지수에 연동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환원책이 있어야 TSR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간 실적발표회(IR) 주간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KB금융 TSR은 14.8%를 기록했다. 주당 배당금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임에도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배 많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발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사주 소각 규모를 추가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 소각을 정례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시장 내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주가 및 TSR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언제든 자사주 소각을 멈출 것이란 시장 불신을 어느정도 거둬낼 수 있는 것이다.

분기배당과 결산배당을 균등 배분하는 것도 TSR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결산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 유입과 이탈을 줄이고 장기 투자를 유도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KB금융 시총을 추격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올해 분기별 자사주 소각과 분기·결산 균등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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