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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국콜마 vs 코스맥스

핵심은 통합, 분주한 '연구소 리뉴얼'

⑥[R&D]한국콜마 '화장품·제약' 융합, 코스맥스 '글로벌 R&I' 체계 구축

박규석 기자  2023-02-14 15:05: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의 핵심은 기술력이다. 원료의 성분부터 용기의 재질까지 섬세한 차이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R&D(연구개발) 조직의 구성과 역할, 목표 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R&D 조직의 공통분모는 '중앙 연구소'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각 계열사의 연구조직과 분야별 연구원, 지원 조직 등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 주요 연구 분야의 경우 임원급 인사를 수장으로 발탁해 조직의 권한과 자율성을 넓혀주는 부분 역시 유사하다.

다만 세부적인 조직 운영 측면에서의 차이는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과 제약, 건강기능식품 등의 융합이 목표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중심의 '글로벌 R&I(Research&Innovation)'를 지향한다. 또 한국콜마는 R&D 부문 최상위 컨트롤타워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라면 코스맥스는 각 계열사가 독립적인 동시에 시너지를 도모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융합연구' 중추

한국콜마의 R&D 중추는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이하 종합기술원)'이다. 지난 2019년 8월에 건립된 종합기술원은 세종과 오창 등 전국에 흩어져 있던 연구소를 통합한 게 특징이다. 종합기술원을 총괄하는 곳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로 문병석 사장이 종합기술원장을 맡고 있다.

종합기술원의 핵심은 융합연구다. 이를 위해 화장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연구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국내외 화장품 ODM 기업 중에서도 종합기술원과 같은 체계를 구축한 곳은 손에 꼽힌다. 제형과 소재 연구부터 향료, 패키지 연구까지 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R&D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게 강점이다.


한국콜마의 기술연구소도 종합기술원에 속해있지만 실질적인 조직 운영은 한상근 종합기술원 부원장 전무가 이끈다. 충북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한 전무는 1973년생으로 한국콜마 스킨케어연구소 등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스킨케어연구소에서만 약 24년을 근무했으며 화장품 기술개발 분야에서만 45건의 특허 획득을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콜마는 그의 지휘 아래 6개 연구소와 3개의 연구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각 연구소는 박병준 피부천연물연구소장 상무와 계성봉 메이크업연구소장 상무, 홍인기 스킨케어연구소장 상무, 김진모 융합기술연구소장 상무 등이 실무를 책임진다. 특히 김 상무가 맡고 있는 융합기술연구소는 한국콜마의 미래 동력을 발굴하는 곳이다. 종합기술원 출범과 함께 만들어졌으며 화장품과 소재, 제약, 식품 등의 융합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유브이테크 이노베이션연구소와 퍼스널케어 연구소가 신설됐다. 유브이테크 이노베이션연구소는 선케어팀과 베이스메이크업팀, 선기술연구팀 등 총 3팀으로 구성돼 있다. 40여 명의 연구 인력이 투입됐으며 자외선 기능 제품의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게 목표다. 퍼스널케어 연구소는 바디와 헤어, 탈모 샴푸 등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의약외품인 치약과 같은 덴탈케어도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코스맥스 'R&I 네크워크' 구축

코스맥스는 한국콜마와 달리 R&D 조직을 R&I로 명명한다. 혁신성을 강조한 것으로 제품의 시장 차별화를 이루는 게 골자다. R&I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지난 2011년부터다. 당시 코스맥스는 분야별 전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화성 연구소를 판교로 이전하며 R&I 센터를 구축했다.

코스맥스 R&I 센터는 국내외 계열사와의 네트워킹이 강점이다.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R&I센터와 코스맥스 R&I 센터를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 태국, 인도네이사 등의 R&I 센터와 협업한다. 국내외 연구조직과의 시너지를 통해 혁신성은 물론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R&I센터의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코스맥스를 포함한 그룹 전체 인사에서 연구개발 인사가 주를 이뤘다는 이유에서다. 화장품 ODM의 특성상 브랜드사와의 수주 계약 등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맥스의 경우 박명삼 R&I센터 원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966년생인 박 사장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유기합성과를 졸업한 후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코스맥스에 합류한 시기는 2012년이다. 이후 메이크업 R&I 상무와 코스맥스USA 연구원장 겸 메이크업 R&I 연구소장 전무 등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그룹 차원에서는 김영희 코스맥스차이나 소재연구소장과 강승현 코스맥스비티아이 R&I센터 부원장, 정현묵 코스맥스바이오 연구소 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신규 임원으로는 김종수 코스맥스 디자인 R&I 랩장이 이사로 선임됐다. 디자인 R&I는 패키지 디을 주로 담당하는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R&D 조직은 기본적으로 계열사 또는 연구 분야별 시너지 창출에 중점을 둔다"며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화장품 역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매출 증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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