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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국콜마 vs 코스맥스

든든한 계열사들 '차입금 축소' 묘수 될까

④[재무지표]한국콜마 'HK이노엔' 연결효과 톡톡, 코스맥스 '코스맥스이스트' 상장 기대감

박규석 기자  2023-02-10 15:37: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모회사가 계열사의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재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여금과 유상증자 참여, 보증 등 종류도 다양하다. 계열사의 독자적인 경영이 어려울 때는 흡수합병하기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직접적으로 실탄이 오가기도 하지만 특정 계열사의 편입 효과 등에 힘입어 모회사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되기도 한다. 모회사 입장에서는 '알짜 계열사'인 셈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상황이 비슷하다. 각각의 계열사들이 모회사의 차입금을 축소시키는 데 힘을 보태거나 지원을 위한 채비로 분주하다. 한국콜마의 경우 계열사의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코스맥스 역시 계열사의 IPO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콜마처럼 연결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양날의 검 'HK이노엔'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CJ그룹으로부터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을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HK이노엔은 전문의약품과 HB&B가 주요 사업이다. 2022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매출은 6302억원이며 이중 전문의약품과 HB&B의 매출 비중은 각각 89%와 11%다. 국내 30호 신약 케이캡과 카발린, 로바젯 등이 주요 제품이다.

HK이노엔은 한국콜마의 사업 다각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약 사업으로의 진출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HK이노엔 인수가 한국콜마에게 긍정적인 요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콜마의 총차입금은 단번에 1조원을 넘어섰다.


인수 이후 HK이노엔의 양호한 판매 실적에 기반한 EBITDA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콜마의 재무건전성은 회복되지 않았다. 해외법인 시설투자와 수액라인 증설 등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그간 부채비율을 100% 미만을 유지했었지만 HK이노엔을 인수한 해인 2018년 170%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183%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20년 제약CMO 사업부 매각과 2021년 HK이노엔 코스닥 상장으로 한국콜마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회복됐다. CMO 매각대금과 HK이노엔 IPO 자금으로 각각 2650억원과 3411억원이 연결실체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2021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전년대비 35% 줄어든 484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49%에서 91%로 대폭 축소되는 효과를 누렸다.

HK이노엔 상장 효과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연우 인수대금(2864억원) 지급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차입금 1400억원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차입금 규모가 증가해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한국콜마의 단기차입금은 323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4%나 증가한 수치다. 2021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인 2232억원과 비교해도 45% 늘어난 금액이다.

◇CAPEX 부담 가중 '코스맥스이스트' IPO 돌파구 될까

코스맥스는 CAPEX(시설투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콜마와 같은 대규모 기업 인수 등은 없었지만 지속적인 생산설비 증축과 설립, 소규모 지분 인수 등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영업 기반의 현금창출과 유상증자로 일부 부담을 덜어내기는 했지만 예정된 투자계획이 많이 남아 있어 차입금의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코스맥스는 지난 2020년까지 중국 색조공장 설립과 평택물류센터 증축, 누월드(NU-WORLD) 인수 등의 투자활동을 지속했다. 특히 2017년에 이뤄진 미국 화장품 제조전문기업 누월드 인수는 코스맥스가 지난 2013년 로레알그룹의 오하이오주 솔론 공장을 매입한 지 4년 만에 이뤄진 M&A(인수합병)이기도 했다. 누월드 지분 100% 인수에 투입된 금액은 약 558억원이다.

누월드 인수 등의 영향으로 코스맥스의 순차입금은 크게 증가했다. 2020년 말 연결기준으로는 5091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코스맥스BTI와 분할된 2014년 이후 순차입금을 2000억원 미만으로 관리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다만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한 1322억원의 자금유입과 누적된 이익에 힘입어 코스맥스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에 3789억원으로 축소됐다.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부담을 낮추기는 했지만 예정된 투자가 많아 신중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22년의 경우 EBITDA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평택 제2공장과 중국 신사옥 신축 등으로 CAPEX 부담이 증가했다. 그 결과 차입금 규모가 증가했고 이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코스맥스의 차입금은 6305억원으로 2021년 말 5633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CAPEX 부담 가중에 따른 차입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이다. 상장이 이뤄질 경우 한국콜마와 HK이노엔처럼 연결실체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코스맥스이스트는 코스맥스광저우와 코스맥스차이나 등 두 생산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다.

코스맥스이스트 구체적인 상장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투자 유치 과정에서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 안에는 코스맥스이스트를 상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맥스이스트는 2019년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828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2023년 안에 상장하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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