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우리금융 실적발표회(IR)의 주된 관심사는 경쟁사와 다소 차이가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우 순이익이 최대 화두다. 두 그룹이 엎치락뒤치락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리딩뱅크 경쟁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보통주자본(CET1)비율에 이목이 집중된다.
CET1비율은 우리금융의 현안과 관련돼 있어 주주들이 중시하는 지표다. CET1비율은 배당정책 수립 기준으로 활용된다. 또 증권사를 인수하려면 CET1비율 하락 압력이 발생해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우리금융은 2022년 연간 경영실적 IR에서 CET1비율 관리 계획을 담은 '그룹 자본관리계획'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CET1비율 목표 '12%', 초과시 주주환원책 전면 재검토
우리금융은 경영실적 자료를 △경영실적 하이라이트(Highlight) △세부 경영실적 △주요 자회사 현황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 주주 관심사를 반영한 부록(Appendix)이 추가된다. 부록이 추가될수록 주주가 관심을 두는 내용이 풍성해진다.
지주 재출범 후 첫 IR이었던 2019년 1분기에는 '회계처리 관련 안내'를 부록으로 내놓았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혼선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이후 IR에선 제외됐다. 2021년 상반기 IR 때는 '주요 디지털 성과'가 추가됐고, 지난해 3분기에는 '주요 ESG 성과'가 더해졌다. 이번에 그룹 자본관리계획이 첫선을 보이면서 현재 구성이 됐다.
우리금융이 자본관리계획을 제시한 건 배당 정책을 발표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금융그룹이 일제히 역대 최고 순이익 달성하면서 배당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했다. 배당 정책을 발표하려면 주주환원 확대 기준이자 주주환원율 산정 근거인 자본관리계획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자본관리계획을 통해 제시된 CET1비율 목표치는 12%다. 이는 보통주(4.5%), 자본보전완충자본(2.5%), D-SIB 추가자본(1%), 경기대응완충자본(2.5%) 등이 감안된 수치다. 우리금융이 구체적인 산식과 함께 CET1비율 관리 계획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 제시에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잠정 CET1비율 11.5%로 규제 비율을 큰 폭으로 웃돌지만 금융 환경 급변과 안정적 자금 지원 역할을 감안해 목표를 12%로 설정한 것이라고 우리금융은 밝혔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CET1비율) 최대 규제 수준이었던 5%와 목표 비율 12%를 기준으로 삼고 명목 GDP성장률 등을 고려해 그룹 자산 성장률을 4~5%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앞으로도 (자본관리계획 관련) 핵심 추진 사항 등에 대해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 시점 2024년 말, '바젤Ⅲ· 증권사 M&A' 변수
우리금융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CET1비율 12% 달성 시점이 2024년 말이라고 밝혔다. 목표치에 이어 목표 기한도 공개한 것이다. 달성 기한을 언급하는 데는 큰 부담이 따른다. 해당 기한 내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자본관리계획과 관련해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그룹 자산성장을 4~5% 수준으로 유지하면 CET1비율이 매년 20~30bp 개선된다"며 "경제 환경 변동성 등 여러가지 사항이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2024년 말에는 (12%)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영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잠정치를 가늠해보니 은행 기준으로 (CET1비율이) 30~40bp, 지주 기준으로 20bp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타 금융그룹과 달이 우리금융은 바젤Ⅲ 기준으로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인수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중형 증권사 인수시 50~60bp 수준의 CET1비율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0.5%를 밑도는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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