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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LG이노텍 김창태 CFO의 전략은 '선제 조달'

②주요 채권만기 3개월 전 추진…여전한 변동성, 금리 등락 이슈 지속

이경주 기자  2023-02-08 17:03:16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LG이노텍이 흥행에 성공한 44회 공모채는 ‘선제 조달’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동성을 다시 마르게 할 악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변동성의 시기'다. LG이노텍은 주요 채권 만기가 수개월 남은 상황이지만 기다리지 않고 투심이 우호적일 때 발행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자부담을 상당히 낮추는 성과를 만들었다.

◇5월 1000억, 8월 700억 만기…3~5개월 선행

LG이노텍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중 가장 큰 건이 2018년 발행한 공모채(41-2회차)다. 1000억원 규모로 오는 5월 8일에 갚아야 한다. 더불어 오는 8월 26일에도 700억원 규모 공모채(43-1회) 만기다.

LG이노텍이 3~6개월 단위로 짧게 운용하고 있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의 경우 가장 빠른 건이 3월 초다. 3월 2일과 9일, 13일에 각각 500억원 씩 총 1500억원이 만기다. 이어 4월 3일에 900억원, 7일에 300억원 등 4월 초에 총 1200억원이 만기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올 1분기에는 공모채를 발행할 생각이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는 레고랜드 사태 등의 여진으로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도 비싼 이자를 주고 발행해야 하는 국면이었다. 즉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전단채에 대해선 같은 전단채로 차환하거나 상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월 초 KT(AAA)가 성공적 공모를 치른 이후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자 선제조달로 전략을 수정했다. 1분기 이후엔 또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을 고려했다. 실제 LG이노텍이 수요예측을 한 이달 6일에도 시장을 출렁이게 한 이슈가 있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 고용지표 호조를 들어 긴축정책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50만개 증가했고, 실업률이 50년만의 최저치(3.4%)라 경기후퇴가 발생하기 힘들다는 내용이다. 인플레이션도 의미 있게 둔화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시장은 기준금리 지속이나 상승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이에 우리 국고채 가격도 3년물 기준 이날 3.297%로 전날(3.115%) 대비 0.182%포인트 올랐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비례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을 매입한 후 발행사의 민평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보게 된다. 시장 유동성 측면에선 부정적 이슈다. IB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심하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해 기존 예정했던 시점(2분기)보다 앞당긴 것이 주효했다”며 “공교롭게도 수요예측 날 변동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진:KIS자산평가>

◇전단채 모두 차환 가능…1% 절감 효과

공모가 크게 흥행하면서 LG이노텍은 발행액을 애초 계획했던 2000억원의 두 배인 4000억원으로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규모 증액에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여전히 낮을 정도로 흥행했다.

2년물(800억원)은 개별민평 대비 26bp, 3년물(1800억원)은 36bp, 5년물(1400억원)은 50bp 낮게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이달 7일 기준으로 LG이노텍 개별민평은 2년물 4.034%, 3년물은 4.125%, 5년물은 4.456%다. 이날 기준으론 LG이노텍은 2,3,5년물 모두 3%대 후반 금리로 발행하게 된다. 44회 발행일은 이달 14일이다.

덕분에 이자비용 절약과 차입 장기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금리가 비싼 전단채를 모두 이번 공모채로 차환이 가능하다. 3월 만기 전단채는 금리가 5.48~5.568%, 4월 만기 전단채는 4.16%다. 2700억원 규모가 기존보다 저렴해진다.

LG이노텍은 높은 단기차입 비중도 낮출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조2249억원이다. 이중 단기성차입금은 9253억원으로 총차입금의 41.6%를 차지하고 있다.

노텍 민평금리(사진:더벨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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