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그룹 첫 혁신신약 출시 성과를 이끈 권기성 연구개발부문장(
사진·54)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셀트리온 내에서 가장 먼저 글로벌 임상을 시작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프로젝트 리더 출신인 그는 사내 렉키로나 개발도 총괄하며 회사의 정체성에 '신약개발'을 추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부사장은 추후 항암제를 비롯한 혁신신약 개발을 선언한 셀트리온 R&D의 키를 쥐고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가 주력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활용한 항체 신약 임상 또한 권 부사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17년째 셀트리온 맨… 주력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프로젝트' 총괄권 부사장은 셀트리온 백신 개발 부장과 연구개발본부 본부장, 연구소장직 등을 맡은 사내 연구개발(R&D) 핵심 인재다. 고려대에서 1996년 생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인하대 바이오의약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녹십자 연구원 출신이며 셀트리온 초창기에 입사해 17년째 셀트리온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이사로 승진했으며 2016년 한때 경영지원부문을 거치기도 했다. 이후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상무로 승진했으며 2018년 연구개발본부로 이동했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연구소를 주관하고 있다. 2020년 전무에 오른 지 3년 만에 다시 승진했다.
권 부사장은 평소 세심한 스타일이며 주어진 일을 매조지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더불어 사원을 포함한 직원 업무 관련 메일 및 전체 메일까지도 꼼꼼히 답하며 살뜰히 업무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사장의 핵심 이력으론 램시마와 함께 셀트리온의 핵심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 개발을 총괄해 온 점이 꼽힌다. 특히 허쥬마 프로젝트 리더(PL)로서 허쥬마를 셀트리온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끈 인물이다.
허쥬마는 램시마와 함께 셀트리온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허쥬마의 첫 연구는 2007년부터 시작했는데 약 7년 만인 2014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개발과 출시까지 램시마 대비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특히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여타 바이오시밀러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회사 1호 신약' 렉키로나 이어 ADC 기반 항암제로 승부수권 신임 부사장은 항체-약물 융합체(ADC)로 요약되는 셀트리온의 항체 기반 항암 혁신신약 부문에서의 성과 창출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작년 새롭게 도입한 HER2/CD3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R&D에도 나서면서 회사의 바이오사업 색체에 항암 적응증을 타깃하는 혁신신약을 덧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사장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 개발과 출시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에 향후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항암신약에서 찾으려는 전략 역시 권 부사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예정이다.
셀트리온에게 있어 렉키로나 출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성장했지만 시장 경쟁자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복제의약품 영역이 아닌 신약 출시라는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면서 미래 먹거리 방향성을 기존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까지 넓히는 첫발을 뗐기 때문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2021년 익수다테라퓨틱스 인수와 2022년 피노바이오와의 조단위 라이선싱을 체결하며 ADC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특히 셀트리온이 자체 보유한 항체치료제의 확장 가능성을 ADC로 발굴하려는 모습이다.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가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로 ADC 항암제 시장을 개척한 것도 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에이비프로와 공동개발하기로 이중항체 치료제도 기술적으로 ADC 플랫폼에 결합할 수 있다"며 "다이이찌산쿄의 HER2 발현 유방암 타깃 ADC 치료제 엔허투(Enhertu)가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 또한 ADC에서 가능성을 찾기 위해 권 부사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