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회사 셀트리온의 신약연구는 오너 2세 체제로의 전환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021년 3월 아버지 서정진 명예회장이 떠난 후 이사회에 입성한 서진석 의장 얘기다.
서 명예회장의 영향력이 지배적이던 셀트리온에서 2세인 서 의장은 후계의 자질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대에 섰다. 셀트리온이 '신약회사'로 거듭나는 데에 서 의장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관심이 모인다.
◇39세 서진석 의장 시험대…바이오 전공 살려 미래 견인셀트리온의 실질 지배구조는 최대주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으로 귀결되지만 경영전면에선 2세 서진석 의장이 나서고 있다.
서 의장은 경영인인 아버지와 달리 바이오 분야 전공자인 점이 주목 받는다.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의 동물자원학과(현 동물생명공학전공) 학사,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사·박사를 졸업했다. 이 같은 전공자 배경을 살려 '신약' 셀트리온에 일조하고 있다.
서 의장은 박사 시절 카이스트와 셀트리온의 협력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치료용 항체 관련 재조합형 세포 생산, 주름 형성 예방 물질 등에 대해서였다.
2014년 셀트리온에 입사하면서 꾸준히 R&D 관련 경력을 쌓았다. 생명과학연구소 과장으로 시작해 2016년부터 2년간 생명공학 1연구소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 2년간은 제품개발부문장으로 재직하며 램시마IV, 램시마SC,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렉키로나 등 주요 제품의 R&D, 임상 및 허가 총괄을 경험했다.
2021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때 회사는 그가 △후속 바이오시밀러 발굴의 사전검토 △제품 선정 및 전주기 관리 시스템의 도입 △제품의 임상 및 허가 일정 단축 △비용 절감을 위한 공정 수율 개선 △공동개발을 통한 파이프라인 강화 △외부기술 검토 및 공동연구·투자·도입 위한 과제 개발 등의 역할을 수행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R&D 인력 700명…17년 셀트리온맨 권기성 전무 '키맨'서 의장의 승계에 신약개발 성과가 탄력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R&D 실무를 책임지는 이에게도 눈길이 간다. 2019년부터 연구개발부문장을 지내고있는 권기성 전무와 그 아래 신약연구본부다.
권 전무는 고려대 생화학 석사, 녹십자 선임연구원을 거쳐 2006년 셀트리온에 입사했다. 이후 17년간 셀트리온의 연구개발 주역으로 활약했다. 셀트리온의 기반이 된 허쥬마, 램시마, 트룩시마 바이오시밀러의 개발을 일선에서 이끌었다. 회사의 첫 신약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도 권 부문장의 리더십 아래서 이뤄졌다.
권 전무는 작년 9월말 기준 연구개발, 제품개발,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에 걸친 셀트리온 전반의 R&D 연구인력 700명을 관장하고 있다.
셀트리온 전체 R&D 조직에는 55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있는데 이 중 17명(31%)이 신약연구본부에 배치되어 있을 만큼 신약개발에 전사적 관심이 모여있다. 신약연구본부내 신규사업 인력은 24명(박사 5명), 바이오신약 인력은 34명(박사 12명)이다.
신약연구본부에선 신규사업 부문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발굴, 화장품 개발을 추진하고 바이오신약 부문이 비임상 연구 및 백신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본부장은 이수영 전무다. 이 전무는 한양대에서 화학공학 석사를 마치고 인하대에서 생물공학 박사로 졸업했다. 셀트리온엔 20년간 재직했다.
신약연구본부는 생명공학연구본부와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연구본부의 제제개발 담당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ADC, 백신, 신약개발 제품의 제형 및 디바이스 개발을 담당한다. 생명공학연구본부장인 조종문 상무는 인하대 생물공학 석사 출신으로 셀트리온 포트폴리오의 세포주 개발 및 배양공정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셀트리온 20년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