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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화솔루션

신용인 부사장, 넉넉한 곳간 뒤에 숨겨둔 고민은

3분기 만에 현금성자산 42% 급증...단기차입금 4조원, 상환여력도 '눈길'

이호준 기자  2022-12-21 16:11:18
최근 과감한 투자 기조가 돋보이는 한화솔루션이 유동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유휴 자산을 매각하고 차입을 늘리는 식으로 보유현금을 늘렸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 등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자금 확보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다만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만 4조원에 달해 상환여력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리 인상기가 지속되는 등 한화솔루션에 불리한 시장 상황이 예고돼 투자금 확보를 위한 회사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현금성자산 '2조4100억원'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한화솔루션의 현금성자산은 2조4150억원에 이른다. 약 2000억원의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해 말(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3분기 만에 42%(7000억원)나 불어났다.

재무제표에 적히지 않은 현금은 더 있다. 지난 11월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첨단소재의 지분 47.24%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에 매각했다. 빠르면 다음주 늦어도 내년 초에 6800억원에 이르는 매각 대금이 곳간에 들어올 예정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유휴자산도 매각했다. 지난 20일 한화솔루션은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토지 및 건물, 시설 등을 ㈜한화에 매각했다. 금액은 총 753억원이다. 회사 측은 "현금흐름 개선 차원"이라고 밝혔다.

현금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결국 '투자'다.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하며 한화솔루션으로 보내온 지난 2년간의 자본적지출(CAPEX)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3분기까지도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투자 내용만 6500억원 상당이다.

또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 생산 시설 증설, 미국 조지아주 모듈 공장 증설 등 케미칼·친환경에너지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올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의 일환으로 미국의 앰프세라, 레스푸드 등에 수백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사업보고서)

◇위안거리는 현금창출능력

문제는 앞으로의 재무상황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외부 조달을 급격히 늘려온 온 탓에, 3분기 말 연결 기준 회사가 차입한 금액만 8조원이 넘었다.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의 비중은 49%(3조9300억원)에 달한다.

한화솔루션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보유 현금은 넉넉한 상황이지만 상환여력까지 고려하면 풍족하다고 할 수 없는 셈이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맡고 있는 신용인 부사장이다.

신 부사장은 지난 1992년 한화케미칼의 전신인 한양화학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한화케미칼 기획조정실 등을 두루 거쳤다. 2020년 한화케미칼로 돌아와 합병 법인(한화솔루션)의 재무실장에 올랐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사업을 지원해 온 그의 재무전략에 변화가 찾아올지 관심이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47%, 34%다. 수치상으로는 아직 차입여력이 더 있지만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금융 비용 등에 대한 숙제도 있다.

위안거리는 본 궤도에 오른 현금창출능력이 될 전망이다. 올해 한화솔루션의 이자보상배율은 연결 기준 5.8배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은 빚을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보다 낮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최근 매각한 ESS(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도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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