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유통 등으로 구성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에너지 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2010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기술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으며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업계 '리더(Leader)' 등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독 지배구조(G) 평가에선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며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BB→BBB로 상승…'E' 리더 평가한화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ESG 평가 기관 MSCI로부터 종합 등급 'BBB'를 받았다. CCC부터 AAA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MSCI ESG 등급 가운데 BBB는 네번째다.
2020년까지 5년 연속 종합 등급 BBB를 받던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BB'로 등급이 하나 아래 내려갔는데 1년 만에 종합 등급 BBB로 복귀했다. MSCI가 7개 등급을 크게 선두(AAA·AA), 평균(A·BBB·BB), 후발(B·CCC) 등 3가지로 분류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업계 평균 수준의 등급을 받은 셈이다.
올해 한화솔루션의 등급 상향을 이끈 배경에는 환경(E) 부분에서 선전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초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국내기업의 MSCI ESG 평가결과' 분석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사회(S) 분야에서 선도기업(Leader)으로 평가받았지만 환경과 지배구조 분야가 각각 업계 평균(Average)과 미흡(Laggard)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MSCI ESG 평가에서 한화솔루션은 탄소배출, 오염·폐기물, 친환경 관련 기술 기회 등 환경 전반의 평가 항목이 업계 선도기업 수준이라는 평가를 획득했다. MSCI ESG가 구체적인 등급 분류 이유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태양광 중심의 사업 전환과 2050 탄소중립 계획에 따른 온실가스 축소 노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5월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점 관리할 5가지 ESG 핵심 이슈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컴플라이언스·윤리경영 강화(지배구조), 중대재해 대응 위한 산업안전보건 체계 강화(사회) 등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달성 활동, 환경 규정 준수 및 유해화학물질·대기오염물질 관리, 청정기술 개발 전략 수립·투자 등 환경 이슈 3가지가 포함됐다.
◇핵심은 지배구조…사업재편 속 주주보호 선제조치MSCI는 업종 특성에 맞춰 세부평가 항목을 적용한다. 식음료 업종에는 포장재폐기물이나 식품 영양성분 준수 여부를 한정해 적용하거나 금융 업종에 금융소비자 보호 항목을 포함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러나 지배구조 이슈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산업에 적용하는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다. 한화솔루션은 지배구조 항목에서만은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고 미흡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보면 회사는 지난해까지 60%대 수준이던 핵심지표 준수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와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등 2가지 항목을 준수하며 이룬 결과다.
그러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은 미준수 항목으로 남아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는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은 상근 경영진이나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때 해당 항목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MSCI 역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한화솔루션 이사회 의장은 이구영 큐셀부문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선임된 이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내년 3월으로, 다음 주주총회에서 한화솔루션이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기는 선택을 할 경우에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 항목을 충족할 수 있다.
올해 사업 재편 가운데 주주보호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MSCI는 지배구조 세부 평가항목 중 하나로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제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다음달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분할하기에 앞서 주주권리 보호 차원에서 700억원을 들여 주식을 공개매수했다. 이에 대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기존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등 분할의 정당성까지 확보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