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성장을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를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이 조달과 차입금을 관리하는 담당자를 채용한다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외부에서 투자금을 끌어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내부 현금만으로는 투자 계획을 실현시키는 데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4일 헤드헌팅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재무담당자를 찾고 있다. 업무는 크게 다섯 가지로 △자금 관리 △내부회계 관리 △재무 및 관리회계 △세무회계 △회계감사 대응 등이다.
회사가 출범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 범위가 다소 넓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첫 번째 업무는 자금 관리인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으로는 자금 출납 관리와 국내외 자금 조달 및 차입금 관리다.
2020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물적분할돼 만들어진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모터코아 제조가 핵심 사업이다. 모터코아는 모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
이후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 651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1조1795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4억원에서 318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모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IR자료에 따르면 전년대비 소폭 향상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산업이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도 현재 200만대 안팎의 모터코어 생산능력을 2025년 400만대, 2030년 700만대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순조롭게 이뤄지면 2030년엔 글로벌 모토코어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무담당자의 주된 업무는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 관리다. 신용등급(AA-/안정적)이 우량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신용도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모터코아 시장에서의 지위와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 다양한 조달 선택지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유 자산을 활용한 담보대출도 하나의 조달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1426억원의 대출이 실행돼 있어 담보대출을 확대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풀이된다.
단 2020년 물적분할 과정에서 자본을 양도받은 뒤 한 번도 출자를 받지 않아 투자금을 외부에서 꾸준히 조달해 부채비율이 올라간 점은 향후 재무담당자가 주의해서 봐야할 점이다. 2020년 12월 말 21%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9월 말 65%로 3배 이상 뛰었다. 단 여전히 두 자릿수에 불과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매년 양(+)이기 때문에 추가 차입 여력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채용될 재무담당자는 경영기획실 소속의 재무회계그룹에서 일할 전망이다. 경영진과 이사회에 재무상태와 실적을 보고하는 관리회계 업무도 맡기 때문에 모회사 경영기획본부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노민용 부사장과도 의사소통할 가능성도 있다. 노 부사장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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