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건설사 미청구공사 점검

DL이앤씨, 주택 집중 덕에 덜어낸 부담

⑤플랜트 미청구공사 비중 1%…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LH와 정산 마무리 단계

이정완 기자  2022-12-12 15:01:19
DL

편집자주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달여건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공사대금 회수에 경고등이 켜진 사업장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원가율 상승에 더해 코로나19, 화물연대 파업,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겪은 탓에 변수는 더 커졌다. 더벨은 건설사 미청구공사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DL이앤씨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하는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작은 편이다. 주택 사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미청구공사도 주택에서 대거 발생했다. 반면 공사 불확실성이 큰 플랜트 미청구공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다.

주택 사업은 분양만 성공적이라면 공사비 회수에 대한 우려가 덜하다. 1000억원이 넘는 미청구공사를 기록하고 있는 경기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도 최근 준공 후 발주처와 정산이 이뤄지는 단계로 알려졌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L이앤씨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계약자산은 9156억원으로 지난해 말 9684억원에 비해 5% 감소했다. DL이앤씨는 2018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수주산업 수익 인식 기준 개정에 따라 미청구공사를 계약자산이란 이름으로 공시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계약자산은 매출 대비 17% 수준이다. 같은 기간 DL이앤씨를 제외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상위 5개사의 매출 합산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19%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 미청구공사 규모가 커지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셈이다.

DL이앤씨는 계약부채가 계약자산을 넉넉히 상회하고 있어 현장 운영에도 지장이 없다. 3분기 말 계약부채는 1조1950억원으로 지난해 말 9844억원에 비해 21% 늘었다. 계약부채는 2019년 이후 3년여 만에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계약부채는 원활한 공사와 협력업체 공사비 지급을 위해 발주처로부터 받는 선수금 성격의 부채다.


미청구공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공종은 주택이다. 주택 사업 미청구공사는 6776억원으로 전체의 74%에 달했다. 토목 사업이 25%(2319억원)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플랜트 사업은 1%(61억원)에 불과했다.

미청구공사 비중은 매출 구조와도 관련이 깊다.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 중 주택 비중은 71%에 달했다. 토목 매출은 전체의 18%, 플랜트 매출은 12%였다. DL이앤씨는 플랜트 사업에서 보수적인 수주 기조를 이어오면서 미청구공사 비중이 매출 비중보다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 통상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해 대규모 미청구공사가 인식되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 중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장 큰 현장도 주택 프로젝트인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PMO다. 이 곳의 3분기 말 미청구공사는 1050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 규모가 두 번째로 큰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520억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5320가구가 공급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자로 사업에 참여하는 민관 합동 재개발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9년 분양 후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DL이앤씨는 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올라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LH가 시행을 맡은 만큼 회수에도 어려움이 없다는 평이다. 현재 준공 후 입주가 이뤄지고 있으니 미청구공사도 빠른 시일 내 정리될 전망이다. DL이앤씨의 설명처럼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의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말 1511억원에서 3분기 말 1050억원으로 30% 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